지난해 3월 서남의대와 협력병원을 체결하고 간판 및 대내외적으로 ‘서남의대 명지병원 명칭을 사용해왔던 명지병원이 1년 반만에 서남의대를 간판에서 삭제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보건소는 서남의대 명지병원으로 내건 간판을 ‘명지병원으로 변경하도록 통보했다.
명지병원은 서남의대와 협력병원을 체결한 뒤 1년 넘게 ‘서남의대 명지병원으로 간판을 내걸었고, 보도자료 및 병원 홈페이지에도 ‘서남의대라는 명칭을 사용해왔다. 병원 홈페이지는 아직도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의과대학명을 사용할 수 있는 병원은 대학 부속병원으로 제한되며, 협력병원을 체결한 병원은 의과대학명을 사용할 수 없다. 실제로 울산의대 협력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이나 성균관의대 협력병원인 삼성서울병원 간판에는 의과대학명이 들어가 있지 않다. 따라서 명지병원은 서남의대를 사용하면 안된다. 서남의대 관계자도 명지병원과는 협력병원 관계로 서남대 의과대학이라는 표현을 쓰면 안되며, 이는 의료법에 명시돼 있고 보건소의 권한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명지병원이 ‘서남의대 명칭을 계속 사용하자 최근 덕양구 보건소에 명지병원이 잘못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덕양구보건소는 민원에 따라 보건복지부에 서남의대 명지병원 명칭 사용에 대해 질의한 결과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덕양구보건소 관계자는 명지병원이 허가받은 명칭 이외에 서남의대를 넣어 사용하고 있었다. 부속병원이 아닌 만큼 협력병원이라는 문구를 넣거나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명지병원은 결국 간판에서 ‘서남의대를 삭제됐으며, 병원 한쪽 면에만 ‘서남의대 협력병원 명지병원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한편 명지의료재단(이사장 이왕준)은 총 2,670억원의 부채(2014년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유동부채는 1038억원, 비유동부채는 1631억원이다. 또한 올해초 명지의료재단은 최근 몇년간 병원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면서 부채를 누락시켜가며 부정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명지의료재단은 이왕준 인천사랑의료재단 이사장이 2009년 학교법인 명지학원으로부터 명지병원을 인수해 이사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명지의료재단은 제천명지병원 및 서남대를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에서 1300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부채 210억원을 누락시킨 의혹을 받은데 이어 서남의대 부속병원으로 전환키로 했던 제천명지병원을 담보로 30억원의 추가대출을 받는 등 부정대출 의혹을 받아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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