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 배당·경기민감株로 눈길 돌린다
입력 2016-10-03 18:37 
연말 미국 금리 인상 현실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 부실 우려, 한미약품 주가 쇼크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어떤 포트폴리오로 대응하고 있을까.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압축형 펀드들은 연말을 앞두고 연 2~3% 이상 배당 수익이 기대되는 통신 금융 유틸리티 업종을 집중 매수했으며 내년 이후 완만한 경기 회복 전망에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축형 펀드란 상대적으로 20~30개의 적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일반적으로 60~7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과 구별된다. 압축형 펀드는 똘똘한 소수 종목에 투자해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압축형 포트폴리오에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의 장세 전망과 향후 투자전략이 보다 뚜렷하게 반영돼 있다. 대표적인 압축형 펀드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뉴셀렉션 포커스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이 20% 내외로 높고 만도 넥센타이어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 종목도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현대차2우B와 금호석유우 등 우선주 비중도 높였다. 이 펀드는 매니저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20~40개 종목을 엄선한 후 장기 투자해 성과를 내는 전략을 취하는 상품으로 최근 6개월간 7.9%, 지난 1년간 14.36% 수익을 기록했다.
이해창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이사는 "내년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지만 급격한 개선은 이뤄지기 힘들다"며 "완만한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들 가운데 현금 흐름이 양호하고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종목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국내 주요 은행 등이 관심 종목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전반적으로 대형주 실적이 중소형주에 비해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저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가 미래 지향적 성장산업보다는 전통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신성장기업 포커스 펀드'는 최근 한국전력 KT&G 등 배당주 비중을 3% 이상으로 올렸다.
허 대표는 "연말까지는 배당 이슈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연 2~3% 시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민감 대형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고배당을 주는 종목 가운데 중소형주 비중이 높았지만 수년간 중소형주 주가가 워낙 많이 오른 데다 국내 대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부응해 배당성향을 올리면서 경기민감 대형주들의 매력이 높아졌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적 압축형 펀드인 '삼성코리아소수정예 펀드'는 최근 국제 유가 안정화로 재고평가 이익과 정제 마진 개선이 기대되는 SK이노베이션 비중을 높였다.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LG디스플레이 현대중공업 효성 포스코 등의 비중도 높다.
한편 일부 운용사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내수주 비중을 높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높은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는 최근 NS쇼핑 코리안리 한국전력과 삼성생명 메리츠화재 등 금융주 비중을 높였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수출주 가격이 많이 올라 내수주 위주로 비중을 높였다"며 "3분기 수출주 실적 개선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이고 내수주는 수급 요인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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