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새만금서 2野 호남민심 쟁탈전…카지노특별법에 특위로 맞불
입력 2016-10-03 16:37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새만금에서 호남 민심 쟁탈전을 벌일 태세다. 국민의당이 전북 새만금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설립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며 선공을 날리자, 더민주도 새만금특별위원회 설치를 추진하며 맞불을 놓는 형국이어서 새만금을 둘러싼 양당 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더민주 고위 관계자는 3일 이르면 이번주 중 최고위원회에서 새만금특위 설치안이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도 국무총리 산하에 새만금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제1야당인 더민주에 새만금특위가 없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위 설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더민주의 특위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설치되며, 위원장은 당대표가 임명한다. 최고위에서 새만금특위 설치안이 통과될 경우 위원장은 전북도당위원장인 김춘진 최고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부안에서 3선을 지낸 김 최고위원은 현재 원외 인사다.
이번 새만금특위 설치 추진은 지난 8월 국민의당이 발의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전북 군산)가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새만금에 외국인 전용카지노만 지을 수 있도록 한 기존 법안 내용을 바꿔 내국인 출입도 가능한 오픈카지로 설립을 허용한 게 골자다. 현재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데 이 같은 독점구도를 깨 새만금을 제2의 강원랜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렇게 되면 새만금을 찾는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 지역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 지역에선 이번 개정안에 대한 찬성여론이 높다.

지난 4·13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 지역 의석수 28석 중 23석을 싹쓸이하는 것을 바라보며 분을 삼켜야했던 더민주 입장에선 전북 표심을 노린 국민의당의 이번 법안 발의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호남지역 더민주 원외 지역위원장은 아직 호남민심이 더민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호남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추미애 대표가 누구보다 새만금 지역 활성화에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특위 설치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 대표는 당대표 경선을 앞둔 지난 6월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만금 신공항을 이뤄내 새만금을 물류 거점 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새만금 지역 경제 활성화가 전북 표심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을 추 대표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내년 대선을 준비 중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도 지난 2일 전북 김제를 찾아 쌀값 하락에 대한 지역민들의 민심을 청취하는 등 호남 민심 복원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어서 친문계가 다수인 더민주 최고위가 새만금특위 설치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높다.
새만금 특위가 설치되면 답보상태인 새만금 신공항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해양부는 이달부터 새만금 국제공항의 수요와 사업시기 등에 관한 타당성 조사에 나설 예정인데, 특위가 이번 조사와 관련된 내용들을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
또 사실상 무산된 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협약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1년 새만금지구에 20조원을 투자하는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국무총리실 전북도청 등과 양해각서(MOU)도 체결했지만, 최근 투자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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