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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끊임없는 잡음…몰락 예견됐던 한화
입력 2016-10-03 06:01 
한화 김성근 감독과 에스밀 로저스. 앞으로 둘이 저렇게 악수하는 일이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논란과 잡음. 올 시즌 한화 이글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한화의 가을야구가 또 다시 좌절됐다. 2008년 이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이 됐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LG트윈스 이후 프로야구 최장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이 탄생했다.
한화는 2일 대전 홈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4로 패했다. 하나 남았던 트래직 넘버의 소멸이다. 이날 5위 KIA타이거즈가 kt위즈 3–1로 이기며 한화가 이겼어도, 가을야구는 좌절됐지만, 한화는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63승3무75패. 이날까지 141경기를 치른 한화의 성적이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한화는 우승후보로 꼽혔다. 2년째에 접어드는 김성근 감독의 지도력에 또 다시 큰돈을 썼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에스밀 로저스는 물론 메이저리거 출신 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영입했고, 불펜 강화를 위해 정우람, 심수창을 FA로 영입했다.
하지만 우승후보는 시즌 초반 최하위로 전락했다. 지난해도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마리한화돌풍을 일으키며 프로야구 인기팀으로 떠오른 한화였다. 그러나 올해도 하위권에 머물자 ‘화나 이글스라는 조롱거리 신세가 됐다. 선수들의 경기력보다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거리가 많았다. 독불장군 스타일인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났다.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고바야시 세이지 코치가 사표를 내고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표면적으로 고바야시 코치를 2군 코치로 내려 보내자, 이에 반발해 일본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성근 감독의 선발투수 기용 및 일부 코치의 월권행위 등에 고심이 매우 컸다는 후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김성근 감독의 아들인 김정준 전력분석코치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월권행위의 중심에 바로 김 코치가 있다는 얘기였다. 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로저스가 1군에 합류하지 못하고, 서산에 머물자, 김 코치가 직접 지도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를 김 코치가 SNS에 해명하면서 일이 커졌다. 로저스도 올 시즌 한화의 이슈 중 하나였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속을 썩였던 로저스는 김성근 감독이 머리 염색에 대해 지적한 사실을 SNS에 알리는 등 잡음을 일으켰다. 시즌 초 등판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부상이 아닌 태업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물론 로저스는 5월에 복귀했다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퇴출됐다. 190만 달러짜리 먹튀라는 오명과 함께.
하지만 이슈의 중심은 김성근 감독이었다. 5월에는 허리 디스크 수술로 입원하는 등 건강 문제가 겹쳤다. 74세의 고령이라 김 감독의 건강은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앞서 4월 중에는 경기 도중 병원에 가며 자리를 비운 일도 있었다. 건강 문제를 훌훌 털고 복귀했지만, 경기 운영 논란은 그대로였다.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나 쓰는 투수만 쓰는 운영은 변함없었다. 1년 내내 잡음이 흐른 팀이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한화의 실패는 필연적인 측면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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