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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뜨니 비 그치고 NC 멈추고
입력 2016-09-30 21:51 
한화의 이태양은 5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비가 그친 이유를 알겠네.” 30일 오후 마산구장의 3루 더그아웃에서 ‘우스갯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들으라고 한 말이다. 검은색 점퍼를 입고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이날 한화 선발투수에게.
이태양이 뜨니 빗줄기가 약해졌다. 거짓말 같은 변화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어려울 것 같았던 경기는 멀쩡하게 치러졌다. 그리고 이태양이 멈추게 한 건 비만이 아니다. 전날 삼성과 더블헤더를 싹쓸이하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던 NC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태양은 최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발진에 다시 합류한 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8일 kt전 6이닝 1실점-13일 삼성전 6이닝 3실점 2자책-18일 KIA전 6이닝 1실점)를 하고도 승리투수가 안 됐다.
무실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날은 6회 2사까지 아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NC 야수들의 타격 타이밍을 뺏었다. 운도 따랐다. 1회 1사 1,2루서 인필드 플라이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2회와 5회에는 우익수 이성열의 호수비가 펼쳐졌다.
그렇다고 순전히 운만 따른 건 아니다. 위기를 이겨냈다. 4회 3타자 연속 범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NC는 타구를 외야로 날렸지만 모두 짧았다. 6회에도 무사 1,2루서 모창민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했다. 뒤처리는 깔끔했다. NC는 이태양 앞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태양이 NC 타선을 봉쇄한 사이, 한화는 초반 7점을 뽑았다.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하는 경우가 늘었으나 이날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이태양이 기를 완전히 눌렀다. 투구수 94개(스트라이크 61-볼 33). 5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 지난 8월 3일 KIA전에 이어 시즌 2번째 선발 등판 무실점이다.
이태양의 호투 속에 한화도 포스트시즌 탈락의 운명을 10월로 넘겼다. 순위도 이날 경기가 취소된 공동 8위 삼성을 제쳤다.
이태양은 시즌 4승째(8패). 지난 8월 9일 삼성전 이후 5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도 4점대로 내려갔다(5.3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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