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홍's 리뷰] 락이여 영원하라, 난지 렛츠 락 페스티벌
입력 2016-09-29 19:29 
사진=난지 렛츠락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홍's 리뷰] 락이여 영원하라, 난지 렛츠 락 페스티벌


락은 비주류에서 시작했다. 기득권에 대한 반항의식을 기초로 하는 강렬한 음악은 젊은이들의 상징이었으며, 저항의식을 대표했다. 하지만 최근 ‘락 씬은 황금기를 맞았던 지난날에 비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저항 의식은 힙합에, 흥겨운 클럽 문화는 일렉트로닉에 차츰 영역을 내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반증하듯, 락은 배고프고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밥 먹을 돈도 궁하다'는 인디 밴드들의 한탄이 과장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바로 여기, 한국 락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난지 렛츠 락 페스티벌.



24일과 25일 양일간 열린 이번 축제는 그야말로 한국 락을 대표하는 뮤지션이 총출동했다. 피스 스테이지와 러브 스테이지로 나뉜 무대는 이승환, YB, 국카스텐, 장미여관, 크라잉넛, 버스커버스커 등 쟁쟁한 가수부터 평소 보기 힘들던 밴드들까지 나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락 페스티벌의 백미로 꼽히는 ‘슬램의 열기는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스탠딩석 '피스 사인'한 채 함께 뛰거나 정신줄 놓고 온 몸을 흔드는 슬램은 역동하는 락을 상징했다.

시원한 밴드 사운드가 공연장을 흔들었고 관객들은 고동치는 춤사위로 화답했다. 그렇게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몸을 부대끼고 땀을 흘리며 일심동체가 됐다.


사진=난지 렛츠락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반세기 가까운 락의 역사에 걸맞게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의 주류인 20대부터 아들, 딸과 함께 온 가족들까지, 나이를 초월해 락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했다.

젊은 층의 일탈 정도로 취급받던 음악이 지나간 시간을 거쳐 온 세대가 즐기는 문화의 한 장르가 된 것이다. 청춘들은 추억을 채웠고, 흘러온 이들은 젊은 날을 회상했다. 그렇게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러브 앤 피스'를 함께 외쳤다.

치킨·피자와 같은 전통적 공연 음식부터 연어 샐러드·막국수까지 다양한 먹거리도 준비돼 곽격을 뿌듯하게 했다. 흥겨운 날 필수인 맥주도 등장해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른 한 낮 더위를 식혔다.

"팝은 락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락은 비틀즈의 탄생부터 모두를 뒤흔든 하나의 현상이며, 팝의 역사였다. 하지만 락이 인기를 많이 잃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사진=난지 렛츠락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락 그룹인 '로맨틱펀치'는 "최근 락킹한 노래가 사실 많이 힘든데,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최고의 무대에 서는 실력파 밴드가 이런 소리를 할 정도면 확실히 고난의 시기가 맞다.

하지만 그날 페스티벌은 모두가 하나 돼 즐기는 락 스피릿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렇게 즐길 줄 아는 관객과 공연이 있는 한 가수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MBN 뉴스센터 홍태화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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