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간판만 바꿔 달고 대부업에서 하던 고금리 영업을 그래로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2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대부업계 저축은행 현황 및 가계대출 잔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가계대출 중 OK저축은행의 경우 80%가, 웰컴저축은행은 88%가 연리 20% 초과 대출(좌수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제한한 이자율인 27.9%보다 높은 금리 구간도 OK저축은행이 47%, 웰컴저축은행이 60%를 각각 차지했다.
이들 저축은행이 취급한 전체 대출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은 모두 73%로 나타났으며,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은 OK저축은행이 79%, 웰컴저축은행이 84%였다.
이같은 고금리 대출로 인해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2015년 평균 이자율은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크게 웃돌았다.
대출금 기준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는 OK저축은행(2위)과 웰컴저축은행(6위)을 제외한 상위 8개 저축은행의 평균 이자율 추이를 2013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부터 2104(2014년 7월~2015년 6월)·2015회계연도(반기 기준, 2015년 7~12월) 별로 보면 14.39%에서 12.86%로 낮아졌다가 6.04%를 기록, 한 자릿대로 떨어졌다.
OK와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영업을 시작한 이후 금리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대부업법 개정을 통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금리 상승세가 꺽였다. OK저축은행은 2013회계연도 14.41%였던 평균 이자율이 러시앤캐시가 인수한 이후인 2014년 20.27%로 급등했고, 이후에도 상위 8개 저축은행 평균 이자율(6.04%)에 비해 1.5배가 넘는 9.39% 수준을 나타냈다.
웰컴저축은행도 2013회계연도 13.83%였던 평균 이자율이 웰컴론이 인수한 이후인 2014년 23.21%로 치솟았다가 이후에도 상위 8개사 평균 이자율에 비해 2배가 넘는 금리(12.24%)로 장사해왔다.
앞서 대부업계 저축은행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발생한 부실 저축은행을 당시 대형 대부업체였던 러시앤캐시(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와 웰컴론(웰컴크레디라인)이 인수했다. 이들은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으로 각각 상호를 바꾸고 2014년부터 저축은행 영업을 시작했다. 이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제도권 금융에 진입하고 싶어했던 대부업계와 부실 저축은행 처리에 골치가 아팠던 정부와 금융당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채 의원은 서민금융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제2금융권의 저축은행이 아직도 제3금융권의 대부업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고금리 대출로 가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20%가 넘는 이자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채 의원은 금융당국은 대부업계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약속한 사항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엄격히 해야 하며, 국회에서도 과잉 대출을 조장하는 광고 문제와 청년들의 대출 피해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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