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현대차 파업에 긴급조정권 카드 ‘만지작’
입력 2016-09-28 16:08  | 수정 2016-09-29 16:38

성과연봉제 도입을 거부하며 노동계가 연쇄 파업을 벌이면서 국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경제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가 강경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우선 막대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자동차 파업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8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정인사 평가모델 발표회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조속한 시일내에 현대차 노사간 합의로 파업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법과 제도에 마련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법과 제도에 마련된 모든 방안은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긴급조정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거나 국민경제를 해칠 우려가 있을 때 발동하는 조치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해당 노조는 30일간 파업 또는 쟁의행위가 금지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을 개시한다. 조정이 실패하면 중노위 위원장이 중재재정을 내릴 수 있으며, 이는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지금껏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차 노조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및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등 총 4차례다
이 장관은 현대차 노조는 12년만에 전면파업을 벌이며 지난 7월19부터 오늘까지 72일간 22차례의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며이 기간 12만1167대, 2조70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1차 협력업체 380개 사에서 1조3000여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등 현대차와 관련된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하청업체는 원청 노조가 파업하면 영업 중단과 임금 손실 등을 그대로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 월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05% 반대로 부결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날 관계부처장관 회의를 개최해 철도노조, 국립대병원,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동향을 논의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처 방침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산업과 청년층 고용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미약했던 회복 모멘텀마저 잃게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보수를 받는 금융기관과 고도의 고용안정을 누리는 공공기관의 노조가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파업을 하는 것은 ‘해도 너무한 집단 이기주의이며,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서동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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