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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취 도장은 윤정환 손에 들렸다
입력 2016-09-27 06:00 
울산현대에서 2시즌째를 보내는 윤정환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2015시즌을 마치고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구단(울산현대)측에서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울산은 윤정환 체제로 맞이한 첫 시즌 정규리그를 12개 구단 중 9위로 마쳐 사상 처음으로 스플릿 B그룹으로 추락했다. 일본 사간도스 감독으로 승승장구하던 윤정환 울산현대 감독은 자연스레 입지가 줄었다. 루이스 판 할 전 맨유 감독의 이름을 따 ‘윤할이란 별명이 달렸다.
올시즌 반전을 이뤘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얄금얄금 승점을 쌓았다. 32라운드 현재 13승 9무 10패(승점 48, 36득)로 3위를 기록 진즉 스플릿 A행을 확정했다. 스플릿 라운드를 거쳐야하지만, 1, 2위인 전북현대 FC서울 다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근접했다. 여론이 180도 달라졌다. 새로운 감독을 들일 바에는 윤 감독과의 계약 조항 중 옵션(2+1년)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달라진 여론, 달라진 상황, 달라진 순위.
구단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직 리그 순위, FA컵 우승과 같이 옵션의 지표가 될 최종 성적이 나오지 않은 터라 현 감독의 거취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말을 아꼈지만, 이미 시즌 전에 힌트를 남겼다. 시즌 전 기사를 뒤적거리면 울산이 올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K리그에선 리그 1~3위와 FA컵 우승팀에 티켓이 주어진다. 울산은 현재 리그 3위이고, FA컵 4강에도 올랐다.
만약 윤 감독이 니즈를 충족할 경우 구단은 공로와 연속성, 여론 등을 고려해 옵션 사용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반대의 상황을 맞더라도 옵션 버튼을 클릭할 수도 있다. 울산 김현희 국장은 감독을 자주 바꾸는 이미지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새 판을 짜는 데 드는 비용은 당연하게도 스쿼드 유지 비용을 웃돈다. 선수들이 새로운 감독 스타일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2015시즌과 같은 꼴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
시즌 결과와 관계없이 시즌 후 ‘거취결정권을 윤 감독 본인이 쥐게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윤 감독은 약체로 분류되는 사간도스를 우승 경쟁팀으로 이끌고, 여전히 40대 초반인 젊은 지도자라 인기가 높다. 축구계에 따르면 지난여름부터 일본 J리그와 K리그 유수 구단에서 윤 감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26일 한 일본 언론은 과거 윤 감독이 선수로 활약한 세레소오사카에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이제 이 물음은 윤 감독 앞에 놓였다. 머잖아 답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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