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소득 하위층 집사려면 "예수님보다 오래 살아야"…국토위 국감쟁점 '주거복지'
입력 2016-09-26 17:57 
국정감사 / 사진=MBN
소득 하위층 집사려면 "예수님보다 오래 살아야"…국토위 국감쟁점 '주거복지'



"소득이 하위 2분위에 속하는 청년이 25살에 취업해 서울에서 중간 수준의 주택을 사려면 2천300년 정도 걸린다. 집을 사려면 예수님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6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진행된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의 초점은 '주거복지'에 모였습니다.

오전 10시 개의했다가 의사진행발언만 하고 30여분 만에 정회한 뒤 오후 2시께 재개된 이날 국토위 국감은 정회된 동안 회의 재개만 기다려야 했던 일반인 참고인·증인을 배려해 참고인·증인 신문부터 진행됐습니다.

이날 오훈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정책위원장을 증인으로 부른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은 "주거급여 수급가구 10가구 중 1가구는 수급액이 5만원 미만"이라면서 "정책과 현실이 얼마나 괴리됐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오 정책위원장은 "대전지역 사례를 예로 들면 현행 주거급여 제도상 최대 14만3천원을 받을 수 있는데 (실제) 월 임대료 25만원과 비교해면 1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주거급여액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과 함께 현 정부 주거정책의 한 축으로 여겨지는 행복주택도 이번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입니다.

조정식 국토교통위원장이 요청한 참고인인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행복주택 임대료가 1㎡당 2만1천원으로 인근 서초지구 국민임대주택(1㎡당 9천원)보다 비싸다며 "청년층에게 가혹한 임대료"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청년층 주거실태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임 위원장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됐던 싱크대와 변기가 벽 등으로 구분되지 않고 한 공간에 존재하는 집의 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임 위원장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시 청년층이 불리하도록 가산점이 주어진다"며 "청년층에 공공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임 위원장은 "(집을 사려면) 예수님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참고인·증인 신문 이후 강호인 국토부 장관 등을 상대로 진행된 기관증인 신문에서는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단지 고액 분양가 등이 논란이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강남지역 재건축단지의) 분양가 고공행진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강북에서 수도권·전국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면서 "서울시 전체의 주택매매가·거래량 상승률과 청약률을 기준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현행 규정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윤 의원은 내년까지 유예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당장 시행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후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을 초과하는 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것으로 2013년 유예가 시작돼 2017년 말까지 유예기간이 연장된 상태입니다.

이에 강 장관은 "(강남지역) 집값 과열이 주변으로 확산하면 의원님한테 요청하도록 하겠다"면서도 "그렇게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답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