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증시는 `외국인 잔치` 10조 순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2월 이후 8개월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 수급을 주도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10조2595억원(지난 23일 기준)을 순매수했다. 이달에만 1조183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연초 중국 증시 폭락 등의 영향으로 1월에 약 3조원을 팔아 치운 것을 제외하면 2월부터는 매월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8개월 연속 순매수에 나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기업 실적이 견조한 상황에서 주요 국가 대비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가 더 높아진 것이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대우가 미국 유럽 신흥국 등 22개 국가의 연초 대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6.0%로 가장 높았다. 영국 5.1%, 미국 1.6%, 중국 -6.6%, 일본 -11.0% 등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2~50위 종목을 7조9000억원 순매수하는 등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계 자금이 대부분 MSCI Korea나 FTSE Korea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지난해 중소형주 강세로 대형주의 상대적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점도 매수 이유"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올해 2월부터 월별 순매수한 상위 10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름을 꾸준히 올린 종목은 총 7개였다. 아모레퍼시픽, 고려아연, KODEX200상장지수펀드(ETF), 현대중공업, 현대글로비스, CJ제일제당, LS(순매수 규모 순) 등이 해당된다. 이 중 현대글로비스와 CJ제일제당은 올해 1월 하락장 속에서도 외국인들이 계속 사들였다. 단순 누적금액 기준으로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1조684억원)와 아모레퍼시픽(1조504억원)이고,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1조3953억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증시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주식을 매수하는 유동성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며 "11월까지는 상승하고 12월에 금리 인상 단행 등으로 다소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