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단독] 돌아온 고려불화…수월관음도는 한국에 4점 뿐인 고려불화의 정수
입력 2016-09-26 16:52 

한 점만 봐도 보살의 경지에 이른다.”
고려불화가 워낙 귀해 나오는 소리다. 고려 불화는 현재 전세계에 160점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한국에 소장된 작품은 19점으로 추정된다. 고려불화의 정수라 불리는 수월관음도의 수는 더 적다. 전 세계적으로 약 40점 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 중 문화재청에 등록된 우리나라 소재 작품은 4개다. 각각 리움박물관 ,호림박물관 ,디아모레뮤지움 그리고 용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국공립박물관에는 한 점도 소장돼있지 않다.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글자 그대로 달이 비친 바다 가운데 금강보석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그린 불화로 ‘화엄경-입법계품의 내용 가운데 선재동자가 보타락가산에 머물고 있는 관음보살을 찾아가 깨달음을 구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수월관음은 재난과 질병을 막아주는 관음보살 중 하나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두루 살펴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보살이다. 불교의 보살중 가장 폭넓고 친숙하게 신봉된다.
고려 수월관음도의 관음보살은 투명한 천의(天衣)를 걸치고 푸른 물로 둘러싸인 기암괴석의 대좌 위에 한쪽 발을 늘어뜨린 반가부좌의 자세로 비스듬히 앉아 있다. 발치에는 선재동자가 합장을 하며 깨달음을 구하고 있다. 관음보살을 압도적인 크기로 배치하고 선재동자를 하단에 조그맣게 배치해 두 주인공 사이의 심오한 공간감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유홍준 교수는 고려불화의 압권은 붉은 법의 위에 걸친 흰 사라의 표현에 있다. 그 기법이 얼마나 정교한지 속살까지 다 비친다”고 말한다. 관음보살의 흰 사라(면주실로 거칠게 짠 비단)와 붉은 법의의 아름다운 무늬와 금니(金泥)를 사용한 화려한 장식도 고려 불화의 특징이다. 다양하고 정교한 문양들이 화려하면서도 절제를 잃지 않는다. 이 외에도 버들가지를 꽂은 정병이나 한 쌍의 청죽 등 존상의 형태와 구도에서 보이는 세련된 표현과 짜임새 있는 구성력은 불교미술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현존하는 고려불화의 대부분은 일본에 가있다. 약 120점 이상을 일본의 사찰, 박물관 및 개인 소장자들이 보관 중이다. 일찍이 수입해 간 것도 있고, 여말선초에 왜구들이 약탈해간 것도 적지않다. 고려 불화는 당대부터 유명하여 원나라 문헌에 화려하고 섬세하기 그지없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 때와 일제강점기 등 근현대 역사의 혼란기를 틈타 해외로 약탈되거나 밀반출 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