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남기 부검 영장 기각 '제식구 감싸기' 우려도…"결사 반대"

故백남기 부검 영장 기각 '제식구 감싸기' 우려도…"결사 반대"



법원이 물대포 사건으로 사망한 故백남기씨에 대한 경찰의 부검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에 유가족과 시민 단체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다수 시민의 반대에도 부검을 시도하려는 경찰측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26일 서울중앙지법이 故백남기씨의 시신 부검과 진료기록 확보를 위해 경찰이 청구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부검 영장 기각 이유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부검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매체에 따르면 법원의 판단은 다른 방식으로도 故백남기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故백남기씨의 사망과 관련해 민·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후 경찰은 진료기록 압수만 집행하기보다는 시신 부검 부분까지 포함해 영장을 재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청설 청장은 영장 재청구와 관련해 "국민적 관심도 많고, 사인이 불분명한 사안인만큼 부검을 통해서 법의학적인 소견을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가족이 부검을 원치 않더라도 경찰에서 법의학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찰을 거쳐 (영장을) 신청하는게 맞다"면서 "법의학이라 것은 주관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법의학적인 소견을 받아 놓는 것이 추후에 오해소지 등을 밝히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정렬 전 판사는 자신의 SNS에 전날 25일 경찰의 부검이 문제가 되는 이유에 대한 글을 게시했습니다. 그는 "부검 결과가 진실규명보다 사실은폐에 치중할 것"이라며 "부검에 유족은 참여 권한이 없고 검사, 피의자, 변호인 등만이 권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고 후 300일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검사가 부검 시 명확하게 진실을 규명할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족의 참여없이 검사, 피의자, 변호인 등 공권력이 부검을 한다면 피의자인 경찰을 위해 '제 식구 감싸기'를 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노동계는 사망한 농민 백남기씨 부검과 관련해 "사망의 책임을 다른 이유로 몰아가려는 속셈"이라고 26일 비난했습니다. 한국노총은 "공권력 남용으로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정부의 사죄와 사과를 촉구한다"며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명백한 죽음의 원인을 두고 고인의 부검을 운운했다. 이러한 태도는 아직도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기 위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