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파문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오늘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는 '반쪽 자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과연 정치권의 현 상황은 어떤지, 또 청와대의 속내는 무엇인지 정치부 이해완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질문1 】
일단 오늘 새벽에 끝난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새누리당이 어젯밤 10시에 모여 새벽 1시30분까지 이어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과연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나요?
【 기자 】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한마디로 정세균 국회의장 성토의 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시작하면서 정 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세게 항의했는데요.
여당은 정 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야당의 편에 서서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를 주도했다면서 앞으로 모든 수단, 심지어 '형사고발'까지 감행해 정 의장의 퇴진을 이끌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특히 이정현 대표는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야당이 주장한 의혹들을 반박했는데요.
「일단 청문회 당시 1%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6%대의 금리를 적용받았고,」
「시세 9억원짜리 아파트에 7억원의 담보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김 장관이 1억 9천만원의 전셋값을 내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전 세입자는 1억 8천만원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대표는 김 장관의 모친이 빈곤층 의료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장관이 8살 때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떨어져 살다보니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전면에 나서 정 의장을 비판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는데요.
이 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몸저 누웠다면서 동료 의원들의 동정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현 / 새누리당 대표(어제)
- "정진석 원내대표가 어젯밤에 탈진으로 쓰러졌습니다. 또 그동안 나아지고 있던 통풍…. (힘내십시오!)"
그리고 어제 의총에서는 야당이 김재수 해임건의안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야당이 김재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을테니 대신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협상을 제안했다는 겁니다.
【 질문2 】
여당은 정세균 의장을 타깃으로 삼아 앞으로 거세게 몰아부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야당의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
네, 일단 야당은 오늘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여당이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국감 파행이 불가피한데요.
일단 야당은 자신들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여당 없이 국감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인데요.
「국회법에 따르면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면 야당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신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의 경우, 약 이틀간 소속 의원들의 참석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렇게 해야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야당이 사회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질문3 】
그런데 궁금한 것은 야당이 왜 이토록 강경하게 나왔느냐인데요. 20대 국회 시작만 해도 3당 원내대표가 협치를 강조하며 손을 맞잡았는데, 상황이 왜 여기까지 온 걸까요?
【 기자 】
야당은 이번 김재수 해임건의안 논란이 박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서 비롯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단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이 수차례 불거졌지만, 대통령은 민정수석을 끝까지 감싸며 야당의 사퇴 압박을 막았는데요.
이후 야당은 김재수, 조윤선 장관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이 또한 무시한 채 대통령은 임명을 감행했습니다.
여기에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해명 대신 야당의 공세를 비판하자 실력행사에 이르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즉, 김재수 장관 사태는 김 장관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여야 힘겨루기의 희생양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끝으로 청와대의 속내가 궁금한데요. 과연 청와대는 어떤 의도로 강대강 대치를 감수하고 이렇게 초강수를 두는 걸까요?
【 기자 】
크게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첫째는 이번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경우 야당은 또다른 국무위원을 타킷으로 삼고 문제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현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산 문제가 연인 도마에 오르는 상황에서 김재수 장관은 야당 공세를 막는 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해석은 이를 역으로 생각하는 건데요.
의도했든 안 했든 청와대가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여론의 초점을 미르와 K스포츠재단이 아닌 김 장관에 묶어 두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고, 김 장관은 이러한 변수에서도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앵커멘트 】
정치권은 알면 알수록 복잡하면서도 때론 간단한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여야가 지혜를 모아 정쟁이 아닌 협치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파문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오늘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는 '반쪽 자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과연 정치권의 현 상황은 어떤지, 또 청와대의 속내는 무엇인지 정치부 이해완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질문1 】
일단 오늘 새벽에 끝난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새누리당이 어젯밤 10시에 모여 새벽 1시30분까지 이어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과연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나요?
【 기자 】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한마디로 정세균 국회의장 성토의 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시작하면서 정 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세게 항의했는데요.
여당은 정 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야당의 편에 서서 김재수 해임건의안 통과를 주도했다면서 앞으로 모든 수단, 심지어 '형사고발'까지 감행해 정 의장의 퇴진을 이끌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특히 이정현 대표는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야당이 주장한 의혹들을 반박했는데요.
「일단 청문회 당시 1%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6%대의 금리를 적용받았고,」
「시세 9억원짜리 아파트에 7억원의 담보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김 장관이 1억 9천만원의 전셋값을 내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전 세입자는 1억 8천만원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대표는 김 장관의 모친이 빈곤층 의료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 장관이 8살 때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떨어져 살다보니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전면에 나서 정 의장을 비판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는데요.
이 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몸저 누웠다면서 동료 의원들의 동정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현 / 새누리당 대표(어제)
- "정진석 원내대표가 어젯밤에 탈진으로 쓰러졌습니다. 또 그동안 나아지고 있던 통풍…. (힘내십시오!)"
그리고 어제 의총에서는 야당이 김재수 해임건의안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야당이 김재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을테니 대신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협상을 제안했다는 겁니다.
【 질문2 】
여당은 정세균 의장을 타깃으로 삼아 앞으로 거세게 몰아부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야당의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
네, 일단 야당은 오늘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여당이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국감 파행이 불가피한데요.
일단 야당은 자신들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여당 없이 국감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인데요.
「국회법에 따르면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면 야당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신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의 경우, 약 이틀간 소속 의원들의 참석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렇게 해야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야당이 사회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질문3 】
그런데 궁금한 것은 야당이 왜 이토록 강경하게 나왔느냐인데요. 20대 국회 시작만 해도 3당 원내대표가 협치를 강조하며 손을 맞잡았는데, 상황이 왜 여기까지 온 걸까요?
【 기자 】
야당은 이번 김재수 해임건의안 논란이 박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서 비롯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단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이 수차례 불거졌지만, 대통령은 민정수석을 끝까지 감싸며 야당의 사퇴 압박을 막았는데요.
이후 야당은 김재수, 조윤선 장관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냈지만, 이 또한 무시한 채 대통령은 임명을 감행했습니다.
여기에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해명 대신 야당의 공세를 비판하자 실력행사에 이르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즉, 김재수 장관 사태는 김 장관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찌보면 여야 힘겨루기의 희생양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끝으로 청와대의 속내가 궁금한데요. 과연 청와대는 어떤 의도로 강대강 대치를 감수하고 이렇게 초강수를 두는 걸까요?
【 기자 】
크게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첫째는 이번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경우 야당은 또다른 국무위원을 타킷으로 삼고 문제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현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산 문제가 연인 도마에 오르는 상황에서 김재수 장관은 야당 공세를 막는 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해석은 이를 역으로 생각하는 건데요.
의도했든 안 했든 청와대가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여론의 초점을 미르와 K스포츠재단이 아닌 김 장관에 묶어 두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고, 김 장관은 이러한 변수에서도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앵커멘트 】
정치권은 알면 알수록 복잡하면서도 때론 간단한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여야가 지혜를 모아 정쟁이 아닌 협치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