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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노트] PS 한맺힌 더스티, 워싱턴에서 눈물 닦을까
입력 2016-09-26 06:01 
더스티 베이커는 포스트시즌의 한을 워싱턴에서 풀 수 있을까?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더스티 베이커. 감독으로서 통산 1761승을 기록한 명장. 이번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를 지구 우승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총 여덟 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3년 신시내티에서 그와 함께했던 추신수는 "의리 있고 가슴이 넓고 따뜻한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런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포스트시즌 성적이다. 지금까지 그가 이끈 팀은 포스트시즌에서 19승 26패에 그쳤다. 패한 과정도 극적이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에서 랠리 몽키를 앞세운 LA에인절스에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고, 2003년 시카고 컵스는 3승 1패로 앞선 이후 3연패하며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탈락했다. 6차전 3-0으로 앞선 8회초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파울볼을 잡으려다 관중 방해로 실패한 뒤 모든 게 틀어졌다. 신시내티 감독 부임 이후에도 세 차례 도전했지만, 챔피언십시리즈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결국 2013년 와일드카드 탈락 이후 계약기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이번 시즌, 그는 새로운 팀에서 가을야구의 한을 풀 수 있을까. 일단 정규시즌은 괜찮았다. 개막 후 첫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하면서 순항했고, 이후 5월초 잠시 2위로 내려앉은 것을 제외하고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6월 샌디에이고-LA-밀워키로 이어지는 원정 기간 6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 대세에 지장을 줄 부진은 아니었다.
개막 후 13승 무패 행진을 벌이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조 로스도 어깨 부상으로 후반기 존재감이 없었지만 맥스 슈어저, 태너 로악, 지오 곤잘레스가 굳세게 버텨줬다. 여기에 레이날도 로페즈, 루카스 지올리토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였다. 불펜에서는 조너던 파펠본이 떠났지만, 마크 멜란슨, 마크 젭친스키 등이 합류하며 더 강해졌다.
타선에서는 다니엘 머피가 MVP급 시즌을 보냈고, 윌슨 라모스는 공격형 포수로 변모했다. 신인 트레이 터너도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 변수는 부상이다. 브라이스 하퍼는 시즌 막판 어깨 부상 루머에 시달렸고, 머피도 최근 엉덩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MVP: "작년 활약은 운이 아니다" 다니엘 머피
다니엘 머피는 MVP급 활약을 보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머피는 지난 포스트시즌,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제이크 아리에타 등 기라성같은 에이스들을 무너뜨리며 메츠의 월드시리즈행을 이끌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워싱턴과 3년 3750만 달러에 계약했고, 계약 첫 해부터 그 가치를 입증했다. 25일 현재 타율 2위(0.347), 출루율 5위(0.391) 장타율 1위(0.596) 2루타 1위(47개) 등 공격 각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원래 좋은 타자였지만, 올해 더 좋은 타자가 됐다.

MIP: "공격형 포수로 변신" 윌슨 라모스
윌슨 라모스는 공격형 포수로 변신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지난 5년간 타율 0.257 OPS 0.711을 기록했던 이 포수는 이번 시즌 괴물로 변신했다. 130경기에서 타율 0.307 출루율 0.354 장타율 0.497 22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모든 공격 지표에서 급성장했다. FA로이드의 힘이었을까. 워싱턴 구단은 그의 활약을 보고 부랴부랴 계약 연장을 위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Player to Watch: 유스메이로 페팃
유스메이로 페팃은 선발부터 불펜까지 모든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다. 사진=ⓒAFPBBNews = News1
선발이면 선발, 불펜이면 불펜, 롱 릴리버면 롱 릴리버. 못하는 역할이 없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당쇠. 지난 2014년 샌프란시스코는 그가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워싱턴과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2회 등판, 6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고, 팀은 18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이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모두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선발들이 채우지 못한 이닝을 메웠다. 슈어저, 로악, 곤잘레스 이외에 믿을만한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길게 던질 수 있는 그의 존재는 워싱턴에게 크게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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