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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우주의 크리스마스’, 인생 스포일러가 등장했다
입력 2016-09-25 11:40 
사진=인디플러그 제공
미리 보는 인생, 그대로 따를 것인가 운명을 바꿀 것인가


[MBN스타 최윤나 기자] 스포일러가 영화계에서 바이러스 같은 존재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결과를 미리 알고 보는 영화에서 큰 재미를 느끼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 결말에 대한 호기심은 항상 유혹적이다. 더욱 알고 싶으면서도 알고 나면 허무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바로 미리 아는 결말일 것이다. 만약 당신의 인생을 미리 알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그런 상상력을 통해 영화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성우주라는 이름을 가지고 사는 10대, 20대 그리고 30대의 여자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면서 ‘인생 스포일러가 등장하는 것.

30대 송우주의 인생은 대략적으로 이렇다. 아픈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으며 집안은 가난하다. 그런 가난한 집안에서 살았으니 미술 같은 건 꿈으로 밖에 꿀 수 없다. 그림에 재능이 있지만 가난한 자신의 처지로 인해 대학교에도 갈 수 없고, 그렇게 함께 고흐를 사랑했던 남자도 떠나보내야 했다. 이후 다른 남자와 가정을 꾸린 뒤 이혼했고,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



20대의 송우주도, 10대의 송우주도 그간 30대 송우주가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걸어오고 있다. 생김새나 사랑하는 남자의 얼굴마저 서로 각기 너무나도 다르지만, 인생의 큰 틀은 똑같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인해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며 20대와 10대의 송우주는 30대의 송우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30대의 송우주는 이들에게 앞으로의 이야기를 상세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혹여나 그런 스포일러가 이들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이를 모른다면 앞으로 이들이 자신이 후회하며 살았던 부분과 다른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 때문이다.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아름다운 배경으로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한 인생을 사는 세 명의 여자라는 소재와 이들이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드리는 지가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이야기지만,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이입되는 감정은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전혀 다르게 생긴 세 인물은 마치 한 인물로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오는 현재의 내가,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를 살아갈 때 그 과거로부터 벗어나야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0대, 20대, 30대의 송우주는 모두 한 사람의 내가 될 수도 있다.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관객들에게 공감되면서도 특별한 영화로 다가갈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오는 10월13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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