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알면서도 쉬쉬하는 '대리모'
입력 2016-09-23 19:41  | 수정 2016-09-23 20:28
【 앵커멘트 】
난임 부부 사이에서 대리모를 통한 출산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일선 병원이나 보건당국은 대리모라는 말을 입 밖에 내기만 해도 두드러기 반응을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대리모 출산을 법의 사각지대에 두고, 그저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난임 여성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대리모 관련 글들입니다.

주치의가 대리모를 권했다면서 고민을 털어놓는 여성, 대리모를 찾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들의 댓글도 이어집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3년차 난임 여성
- "저도 만약에 노력을 했는데 장기적으로 10년 20년 걸린다고 하면 나도 이걸 알아보지 않을까. 아무래도 입양보다는 내 남편의 자식을 볼 수는 있는 거잖아요."

마음의 결정을 내린다면, 대리모를 찾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대리모 알선 사이트도 있고, 인터넷상에서 난임 여성들에게 은밀히 쪽지를 건네는 브로커도 많습니다.


심지어 병원에서조차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밖으로 알려질까봐 쉬쉬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산부인과들은 대리모의 정기 검사나 출산 등에 관여하면서도, 표면상으론 "그런 경우가 없다"라는 식으로 일관합니다. "

▶ 인터뷰(☎) : 전직 의료계 관계자
- "대리모 받는 병원이라고 알려지면 당장 (복지부가) 실사 나오고 피곤해져요. 입단속 시키죠, 병원에서."

문제는 정작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대리모가 처벌대상인지 불분명한 입장을 취하면서 오히려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전지현 / 변호사
- "대리모 계약을 덜컥 체결했다가 나중에 부모가 누구냐 내가 부모다 이렇게 친권 다툼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또 상속 (관련 문제의) 여지가 있습니다."

애타는 난임 부부들이 남몰래 마지막 수단으로 찾는 대리모.

우선 정확한 실태파악과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nice2088@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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