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저금리에도 서민 울리는 `카드론`
입력 2016-09-23 16:01  | 수정 2016-09-23 17:22
저금리 기조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신용카드회사들은 '카드론' 대출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큰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자금을 마련할 때 지불하는 조달금리는 하락 추세인데도 정작 자신들이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부과하는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상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는 카드론 대출 최고금리를 2년째 계속 유지하고 있다. 2014년 말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의 카드론 최고금리는 연 23.9%였는데, 1년8개월이 지난 올 8월 말에도 같은 수치다. 우리카드도 같은 기간 최고금리 22.9%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 기간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한국은행도 2015년 이후 모두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2014년 말 2.0%이던 기준금리는 현재 1.25%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전업카드사들의 조달금리도 2014년 말 연 3.6%에서 2.8%로 하락했다.
수치상 0.8%포인트 인하 여력이 생긴 것인데도 이들 카드사의 대출금리는 꿈쩍하지 않으면서 그만큼 금융소비자들의 비용 부담만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카드론은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가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카드사들의 불합리한 금리 산정으로 금융소비자 피해가 없는지 금융당국이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카드사들이 카드론으로 얻는 수익 규모는 증가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2014년 4452억원 △2015년 5100억원 △2016년 상반기 281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는 △2014년 2899억원 △2015년 3182억원 △2016년 상반기 1652억원, 우리카드는 △2014년 1449억원 △2015년 2387억원 △2016년 상반기 1320억원으로 상승곡선이 뚜렷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2014년 말 연 27.5%이던 최고금리를 2016년 8월 말 24.5%로 3%포인트 인하했다.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도 같은 기간 최고금리를 각각 2%포인트, 1.6%포인트 낮췄다.
[오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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