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노조 총파업…은행권 참가저조해 운영 지장없어
입력 2016-09-23 15:04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성과연봉제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중앙 무대 뒤 마련된 4대 시중은행 좌석이 한산하다. 영업점이 많은 국민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파업 참가율은 3% 내외로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주형 기자]

금융노조가 23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2년만에 총파업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날 시중은행 영업창구에서는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영업점이 많은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개최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앞서 약 10만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시중은행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 예고했지만 이같은 상황은 전개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권 파업 참가 인원이 1만8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약 16% 수준이다. 은행권 전체 직원은 11만명이며 이 가운데 노조원은 8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날 각 은행에 따르면 노조 파업은 은행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대체로 시중 은행들의 파업률이 저조했던 반면에 국책은행들은 상대적으로 파업 참여율이 높았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파업의 주요 사항인 성과연봉제 저지의 당사자인만큼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이날 40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는데 이는 전체 노조원 대비 41.2% 수준이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파업 참석 인원을 기업은행 4000명, NH농협은행 3700명, SC제일은행 1800명, KB국민은행 1500명, 씨티은행 1200명 등으로 집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총파업에 따른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오전 17개 은행 본점에 검사역 50여명을 파견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본점과 영업점의 전산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은행 고객들에게 총파업 관련 안내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아울러 비상 상황에 대비한 은행들의 거점 점포 운영상황, 대체인력 투입 계획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신한은행 직원은 성과주의가 이미 은행 내부에서 자리를 잡아서 총파업에 동참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주변에서 총파업에 참가하는 직원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은행 일부지점에서는 단순업무만 가능해 일부 고객이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목격됐다. 이날 오후 IBK기업은행 명동지점을 찾은 직장인 정준원 씨는 은행 입구에서 안내 직원에게 신규 통장을 만들러 왔다고 하니 오늘 총파업 때문에 입출금 업무만 된다고 하더라”며 모처럼 시간을 내서 왔는데 다음에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씨티은행도 전국 39개 거점 점포 외의 영업점에서는 단순 업무처리만 가능했다. 입출금, 대출이자수납, 카드결제 등 단순 업무 외의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거점 점포를 찾아가야 했다. 이날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대한민국 노동자를 위해 성과연봉제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오늘 파업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2차 3차 총파업을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7월, 2014년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각각 관치금융 철폐를 앞세웠으며 2000년에는 6만여 명, 2014년에는 3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경찰 추산 2만5000여 명, 노조 추산 7만 5000여 명이 참여했다.
[박윤예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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