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가 올해도 노사 분쟁 없이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해 28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달성했다. 올들어 실적까지 좋아지고 있어 노사관계가 튼튼한 회사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업계 철칙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한라는 지난 12일 박철홍 한라 사장과 석진혁 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관련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가 원만한 합의 끝에 2016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노사가 똘똘 뭉쳐 우량하고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는 얘기다.
임금 동결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6년도 임금협약에는 한라가 경영목표 달성에 따른 성과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올해 임금협약도 노사 갈등 없이 체결되면서 한라 노사는 1989년 노동조합 창립 이래 28년 간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한라는 지난 6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3자 배정방식으로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라 직원들이 유상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에 깊이 공감하고 화답하는 의미에서 개인 보유주식 중 100만주를 유상 신주의 보호예수가 종료되는 시점에 임직원들에게 무상증여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2년 한라는 상생의 노사쌍방 소통체제, 노사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 협력업체상생제도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고용노동부 주최하는 ‘노사 상생협력·지역 노사 민정협력 유공자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올해 한라는 모범적 노사관계 이외에 실적개선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라그룹의 두 사업 축은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와 건설사업을 하는 한라로 구성된다. 만도는 부품업계를 대표하는 우량 기업이지만 한라는 오랜 건설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2년 당기순손실 2343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000억원대 손실을 이어왔다.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한라 살리기에 나섰다. 이 같은 자구 노력에 최근 업황 회복이 더해지면서 올해 한라는 5년 만의 당기순익 실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실현했다. 한라 관계자는 전 임직원이 영업, 수주 등 경영활동 전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덕분에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사업목표인 영업이익 62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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