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메프, `위메프박스` 서비스 종료...비수익 사업 철수
입력 2016-09-21 15:06  | 수정 2016-09-21 18:03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위메프박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21일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위메프박스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위메프박스는 소비자가 해외 쇼핑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위메프가 미국 뉴저지와 일본 요코하마 등 위메프박스 해외 물류센터에서 대신 수령한 뒤 항공 배송과 통관, 국내 배송을 모두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2012년 8월 소셜커머스 3사 중에서는 단독이자 처음으로 위메프가 실시했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위메프박스 관련 카카오톡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배송 사고 보상제도를 추가로 선보이는 등 해외 직구 소비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늘려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가 4년 만에 끝을 내게 됐다. 이번 위메프의 결정으로 현재 위메프박스 이용 신청은 불가능한 상황이며 다음달 14일부터는 기존 회원도 배송대행 신청서를 작성할 수 없다. 서비스 완전 종료일은 오는 11월 14일로 이 때부터는 배송 신청과 국내 배송 모두 불가하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해외 현지 직원과 국내 전담팀도 사이트 운영팀 등 타 부서 배치를 완료했다.

따라서 만약 기존 이용자가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 위메프박스 물류센터 주소지를 기입해놨다면 주문 전에 주소지를 변경해야 한다. 위메프에 따르면 11월 13일까지 위메프박스 물류센터에 도착한 상품은 국내 배송이 가능하지만 이후 상품은 국내 배송을 진행할 수 없다. 위메프가 수취를 거부해 반송된다. 위메프는 배송이 진행된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수령 후 2주까지 무조건 보상제를 적용하고, 위메프박스에서 쌓은 포인트는 위메프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위메프 측은 해외상품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소비자 반응이 좋고 운영진 또한 열정을 다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집중을 위한 사업 재편이라는 게 위메프 측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위메프의 적자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비수익 사업을 없애는 것이다. 해외 배송 대행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호의적이었던 반면 위메프 측도 잠재적 소비자를 위한 편의 서비스라고 내세울 정도로 위메프박스는 수익 면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위메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의 매출은 2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신장했지만 영업손실은 1425억원으로 전년(290억원) 대비 5배 뛰었다. 당기순손실만 1445억원에 달해 전년 보다 391% 급증했다. 반면 소셜커머스 업체간 경쟁은 물론 오픈마켓, 대형 유통채널의 온라인 마켓과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 비용은 크게 늘었다. 판매촉진비는 전년 대비 456% 늘었고 광고선전비도 20% 증가해 1000억원에 달했다.
경쟁사인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투자 등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리스크까지 벗은데다 티몬 역시 지난 4월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4000만달러(약 475억원)의 투자를 받은 데 비해 위메프는 올해 뚜렷한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손실을 메울 방법이 현재로서는 비수익 사업 축소로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작년 연말기준 위메프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72억원으로 지난해 역성장세를 감안하면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은 한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바닥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기준 위메프의 자본 총계는 - 1148억원으로 전년(-817억원)보다 잠식규모가 늘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연장선상에서 배송대행업을 시작했지만 경쟁사가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데다 수익성은 크지 않은 데 비해 인력 등 투자가 많다 보니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며 해외 상품을 취급하고 사이트를 개편하는 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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