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주 지진피해…"더 큰 지진 올 수도" 시민 공포↑
입력 2016-09-21 14:28 
경주 지진피해/사진=MBN
경주 지진피해…"더 큰 지진 올 수도" 시민 공포↑



세 차례 강진과 여진으로 피해가 극심한 경북 경주의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대부분 한옥 지붕 기와 교체나 수리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와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인력도 모자라 응급복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주는 지진으로 한옥 2천31채 기와가 떨어지고 담이 무너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한옥마을인 황남동 일대 피해만 해도 670건이 넘습니다.

특히 황남동은 경주시 도시계획 조례에 따른 신라 역사문화미관지구이기 때문에 지붕을 반드시 기와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주에는 한옥 지붕에 사용하는 골기와 공장이 한군데밖에 없습니다. 2천 채가 넘는 한옥 지붕에 기와를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경주시가 전국에서 기와를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기와 전문가도 대부분 문화재 보수에 우선 매달리다 보니 일반 한옥 기와 보수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추석 연휴 동안 150mm가 넘는 비가 내려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진으로 파손된 기와는 걷어내고 새 기와로 교체하려면 지붕 안까지 말라야 하는데 습기 때문에 교체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경주시 관계자는 "기와와 인력도 부족하지만 무엇보다 지붕에 습기가 있으면 기와 교체가 불가능해 습기가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그만큼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건설협회 경북도지호가 지난 20일 경주시에 기와 7천 장을 기증하고 전국 곳곳에 경주에 기와를 보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21일에도 경주 사정동 새화랑 유치원에서 전국 기와기능인 협회 소속 기와 전문가, 건설업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대대적인 지붕 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남산동과 황남동 일대 한옥 10여채 지붕도 수리하고 있습니다.

경주와 포항에는 이날까지 400차례가 넘는 여진으로 시민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작은 진동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더 큰 지진이 올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경주시민 이성학(45)씨는 "계속된 여진으로 이제는 불안이 공포로 바꼈다"며 "주위에서 머지 않아 더 큰 지진이 올 꺼라는 괴담까지 퍼져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포항에 사는 주부 김영순(50)씨는 "지진 공포가 현실로 다가온 것 같아 가족과 다른 곳으로 이사하자는 의논까지 했다"며 "언제 지진이 올지 아무도 모르고 정부도 믿을 수 없어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주시 보건소는 지진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는 시민에게 심리회복지원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17일 진앙인 내남면을 시작으로 읍·면·동 별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담 및 심리검사와 지진 대비 안전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포항시도 지난 20일부터 시청 건축과와 남·북구청 건축허가과, 포항 건축사회 사무실에 '지진 피해 건축물 상담소'를 마련하고 건물 내진 설계 여부, 내진 설계 등급·기준, 균열에 따른 위험도, 안전진단 여부, 조치사항 등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상담해 주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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