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바이오업체 첫 코스닥 상장
입력 2016-09-20 18:04  | 수정 2016-09-20 20:31
자궁경부암 진단키트 등을 생산하는 중국 '트리플엑스'가 외국 바이오기업 최초로 우리나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2013년 5월 미국 소재 한상기업 엑세스바이오가 코스닥에 상장한 적이 있지만 순수 외국계 바이오업체가 한국행을 택한 것은 처음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트리플엑스는 올 연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상장 심사에 통상 45일(영업일 기준)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1분기 코스닥 상장이 가능해 보인다. 애초 트리플엑스는 홍콩 증시 상장을 검토했으나 상장 후 주가 전망 등을 고려해 코스닥행을 결정했다. 상장 주간사는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 본사를 둔 트리플엑스는 제약업계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야오밍펑(姚銘鋒) 대표가 2002년 창업한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자궁경부암 진단키트 등 체외진단 제품이 주력 품목이다. 이 분야에서 중국 시장 내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자국 내 2000개 이상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600억원대, 순이익 100억원대를 달성해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상장 후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현재 트리플엑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8.6%를 보유한 중국 싱크베스트기술유한회사이고, 한국 싱가포르 등 외국 기관들도 지분을 일부 보유 중이다. 국내 사모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도 2010년 약 150억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7%를 갖고 있다.

트리플엑스는 중국 기업 가운데 최초로 국가의약감독국에서 간암·결핵 진단을 위한 분자진단 제품의 등록허가를 받는 등 진단키트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26개 발명특허와 29개 실용신형특허 등 다수의 지식재산권을 보유 중이다. 중국 정부가 의료시장을 집중 육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영업 실적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리플엑스를 신호탄으로 다른 외국계 바이오 기업들의 한국행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중국의 희귀 약초업체 푸젠진카오바이오그룹, 미국 임상시험 대행업체 WCC글로벌과 의료기기 전문기업 KPI헬스케어 등도 최근 국내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맺고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외국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것은 화장품과 더불어 바이오 기업 몸값을 상대적으로 높게 쳐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에 달한다. 미국 나스닥(약 40배)이나 중국 상하이 A주(약 15배)보다 훨씬 높다. 순이익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수준이 높다는 얘기다.
한국 상장을 발판 삼아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이 선호하는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 나스닥, 중국 상하이, 한국 코스닥 등 크게 세 곳으로 나뉜다"며 "중국은 외국계 기업이 상장하기 어렵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상장 비용이 많이 들어 최근 한국 선호 현상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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