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미들은 코스피 상승에 베팅…레버리지펀드에 2280억 몰려
입력 2016-09-20 17:55 
추석 연휴 직전 코스피가 1990선으로 급락했을 때 개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펀드에 2300억원가량을 대규모로 베팅해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로 3일을 쉰 코스피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2000선을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새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주요 레버리지 펀드 5개에 2285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일주일간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펀드(990억원),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펀드(530억원), 삼성KODEX레버리지ETF(360억원),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ETF(255억원),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ETF(150억원) 순으로 설정액이 급증했다. 연휴 3일간 장이 열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13일과 19일 이틀간 뭉칫돈이 몰린 셈이다.
지난 12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과 북한 핵실험 충격으로 코스피가 전일 대비 2% 이상 급락해 1990선에 겨우 턱걸이하자 개인투자자들은 반대로 코스피 상승에 베팅했다. 13일까지 1990선에 머물던 코스피는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2000선을 회복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박인호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이사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2000선 하단에서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에 가입했다가 2050선에서 환매해 지수 상승의 2배가량 수익률을 추구하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주식처럼 직접 매매하는 ETF보다 은행·증권사 같은 판매사를 통해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의 설정액 증가폭이 더 컸다. NH-Amundi자산운용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후로 증가한 레버리지 펀드 자금의 절반가량이 농협은행에서 판매됐다"며 "ETF를 직접 매매할 줄 모르는 은행 고객들이 PB 등을 통해 레버리지 펀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덱스 펀드는 기초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낸다는 기본 전략은 ETF와 같지만 ETF와 달리 은행·증권사를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판매보수를 포함한 총 보수가 2배가량 비싼 편이다. 하지만 레버리지 투자는 주로 단기로 이뤄진다는 점, ETF를 매매할 때 증권사에 내야 하는 거래수수료를 감안하면 보수에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보수 측면에서는 분명 ETF가 더 유리하지만 인덱스 펀드에 가입하면 매수와 환매 타이밍을 판매사 PB 등에게 조언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 실현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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