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ETF 수수료 인하전쟁 불붙었다
입력 2016-09-20 17:54 
미래에셋, 레버리지·인버스ETF 총보수 0.59% → 0.09%로 업계최저
주식에 이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업체 간 수수료 인하 전쟁이 불붙었다.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와 투자 수익률 악화로 투자자들이 펀드 수수료율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레버리지 ETF'와 'TIGER 인버스 ETF' 총보수를 연 0.59%에서 연 0.09%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하루아침에 7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레버리지 ETF는 국내 주식시장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지수 상승 시 상승률 2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고 반대로 하락 시에는 하락률 2배의 손실을 입는 '공격형' 상품이다. 인버스 ETF에 투자한 투자자는 코스피200선물이 하락하면 하락률만큼 수익을 얻고 상승하면 손실을 입게 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 ETF 일평균 거래대금 절반가량(48.5%)을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차지했다. 개별 ETF 거래량 순위에서도 코스피200지수 관련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위를 차지할 만큼 보편적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증시에는 코스피200지수 관련 레버리지 ETF 6개와 인버스 ETF 5개 등 총 11개 상품이 상장돼 있다. 기존 레버리지 ETF의 총보수는 평균 0.30~0.64%, 인버스 ETF는 0.15~0.64%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래에셋 TIGER ETF가 총보수를 0.09%로 인하하면서 업계 최저 수수료율이 확 떨어졌다. 100억원어치 ETF 거래로 미래에셋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수료는 900만원밖에 안 된다.
회사 관계자는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인 만큼 펀드 간 성과 차이가 크지 않아 저렴한 보수가 장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개인투자자들뿐만 아니라 ETF를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신탁 펀드 랩에서부터 로보어드바이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까지 저렴하게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ETF 시장 선두를 다투는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 200ETF를 놓고 한 차례 수수료율 인하 경쟁을 벌였다. 삼성운용이 KODEX 200 ETF 총보수를 0.26%에서 0.15%로 내리자 한 달 만에 미래에셋은 TIGER200 ETF 총보수를 0.09%에서 국내 최저인 연 0.05%까지 대폭 인하했다. 삼성운용이 2002년 가장 먼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내놓은 이후 10년 동안 시장을 90% 이상 독점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2008년 신규 상품을 내놓고 최저 수수료 전략을 펼치면서 점유율을 20% 가까이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은 곧 상장되는 코스피200선물 마이너스 2배수를 추종하는 'TIGER200선물인버스2X ETF'의 총보수도 0.09%로 책정해 '최저 수수료'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인하 경쟁은 ETF뿐만 아니라 일반 주식형 펀드 시장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수 투자자들에게 자문 또는 일임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투자회사 에임(AIM)은 최근 판매 수수료 없이 매년 자문 수수료 0.5%만 받는 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일반 주식형 펀드 수수료도 조만간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목표 수익률이 연 3~4%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판매 수수료 1%, 운용 수수료 0.6% 등 총보수 1.6~1.7%를 받아서는 다른 투자 상품들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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