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 1%대 `神의 대출` 누가 받았나
입력 2016-09-20 17:41  | 수정 2016-09-20 23:35
농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 가운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처럼 1.4%대 이하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이들이 73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특징은 농협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체 고위 임원이란 점이다. 그러나 이 금리 혜택을 개인적으로 챙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에서 1.42% 이하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736명은 전체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0.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극소수인 이들에게 우대금리를 챙겨주기 위해서 본부 승인으로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일반적으로 지점 차원에서 승인되는데 특혜 대출을 위해 본부 개인고객부에 승인을 요청한 셈이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특혜 대출로 문제가 된 김 장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장관은 농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3억6000만원(10년 만기)을 2014년 6월 연 2.7%의 금리로 받았다. 이는 당시 신용우수자의 평균 대출 금리보다 0.7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14년 6월 당시 농협은행의 신용 1·2등급자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5%였다.

특혜 금리를 챙겨주기 위해 취급 지점인 농협은행 AT센터지점은 김 장관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1억4000만원에 대해 본부 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이런 우대금리가 소비자의 거래 실적(급여통장·카드 사용 등)과는 관계없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거래 기업에서 자금을 담당하는 임원이거나 수장이라면 1%포인트 안팎의 추가적인 특혜 금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고객들이 아무리 주거래 고객 요건을 맞춰도 김 장관과 같은 특혜 대출은 받기 힘들다는 얘기다.
특히 농협은행은 특혜 대출을 내줄 때 가산금리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썼다.
대출 금리는 일반적으로 코픽스에 따라 변동되는 기준금리와 고정되는 가산금리의 합으로 이뤄진다. 김 장관이 대출받을 당시 금리 2.7% 중 가산금리는 0.07%에 불과했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금리도 내려가 1.42%(1.35%+0.07%)가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0.07%에 불과한 가산금리 수준은 비정상적"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기 신한은행의 1·2등급자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는 1.01%였다.
특혜 대출 논란이 지속되자 김 장관은 20일 추가 우대금리를 환원해 주택담보대출은 2%대 중반, 신용대출은 3%대 초반 금리를 적용받기로 했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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