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거래되는 역외 위안화 1일물 은행간 대출금리(하이보)가 19일 8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20일 중국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19일 하이보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5.7%포인트 폭등한 23.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월 12일 66.82%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이보 급등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 중국은행들을 통해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를 대량 매입했기 때문이라는게 시장의 해석이다. 갑자기 위안화가 부족해져 초단기금리가 치솟은 것. 인민은행은 역외 외환시장 개입을 부인했지만 시장은 시장개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지난 1월 하이보 금리가 급등했을 때에도 인민은행의 대규모 개입이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하이보 1일물이 급등하면 위안화 가치 절하에 베팅한 투기 세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기 세력은 단기 위안화 대출로 위안화를 확보해 달러로 환전한뒤 다음날 위안화가 절하되면 다시 위안화로 바꾸는 방식으로 단기차익을 얻어왔다. 그런데 하이보가 급등하면 단기대출로 위안화를 빌린 투기세력이 감수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급증, 손실을 입게된다. 장젠타이 루이쑤이은행 애널리스트는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폐막한 뒤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자 인민은행이 역외 위안화 시장 유동성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10월 1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의식해 통화가치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을 방문중인 리커창 중국 총리도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위안화는 합리적 수준을 유지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20일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29% 절상한 6.6595위안으로 고시했다. 20일 하이보 1일물은 12.135%로 떨어져 전날 급등세가 진정됐지만 지난주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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