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자의 마법으로 불리며 글로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개척한 트위터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개 회사를 동시 경영하는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가입자수 정체, 서비스 부진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창사이래 10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사면초가 상태에 몰려 탈출구가 필요한 트위터가 19일 극약처방을 내놨다. 트위터는 이날 자사 트위터(@twitter)에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더 얘기할 수 있다. 사진, 비디오, 조사, 인용문구 등은 140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며글자수 제한(140자) 완화 소식을 알렸다. 트위터의 상징과도 같은 140자 기준을 없앤 것은 아니지만 글자수에 사진, 동영상, 링크 등 추가 정보는 포함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전송 가능한 텍스트(텍스트+링크)를 늘린것이다. 지금은 트위터 담벼락에 사진, 링크 등을 넣으면 축약 돼 개시되지만 최대 23자(영문, 숫자 기준)의 글자를 쓴것으로 간주된다. 때문에 사진과 링크가 달릴 경우, 실질적으로 글이 117자밖에 못들어갔지만 이번 완화 조치로 사실상 글자수가 156자(텍스트+링크) 까지 늘어나게 됐다.
트위터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트위터 이용자들은 ‘만시지탄(Too late) ‘조족지혈(Too little) 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이용자들이 트위터 글자수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서비스 출시 10년이 지나서야 허용한 것 자체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또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서비스 변화임에도 신규 서비스 도입이나 신규 앱 발표 없이 ‘글자수 완화 조치만 한 것은 이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트위터 주가는 전날에 비해 0.75달러가 (3.92 %) 내려간 18.3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008년 ‘중동의 봄을 촉발시킨 중동지역 민주화 시위가 트위터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노벨 평화상을 주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던 트위터는 창사 10주년을 맞았지만 장기화되는 실적부진, 이용자 정체, 신규서비스 부진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최근 실적발표(2분기)에서 매출은 20% 증가한 6억2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기술기업의 대표적 성과 지표인 매출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8개분기 연속 하락)으로 떨어져 상장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용자도 3억1300만으로 이용자(MAU : Monthly Active User) 증가가 전분기(3억1000만)대비 300만 정도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본격적인 이용자 정체 사인이 나온 것이다.
트위터는 신규 서비스도 없고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페이스북이 왓츠앱, 인스타그램, 오큘러스 등을 사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동영상 재생, 메신저, 인공지능형 챗봇 등의 신규 서비스를 쏟아내는 것에 비해 트위터는 동영상 바인(Vine), 페리스코프 인수가 전부였다. 트위터는 비디오 광고사업에도 투자했지만 여의치 않다. 트위터가 아직까지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 진화에도 실패했다. 트위터는 언론사, 유명인사 위주의 메시지 전파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는 10~20대 이용자들의 외면을 불러와 이들이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으로 옮겨가는 원인이 됐다.
시장조사 전문기관(Statista)에 따르면 이용자 수에서 트위터는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인스타그램(4억)에 추월당했고 스냅챗(2억)의 추격을 받고 있다. 성장성이 시들해지면서 만성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엔 797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2분기엔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리면서 적자 폭이 늘어나 1억721억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처럼 트위터의 날개가 꺽인것 가장 큰 원인으로 ‘리더십 부재가 꼽힌다. 리더십 부재로 변신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석이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가 물러나고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지난해 CEO로 복귀했지만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잭 도시는 결제 서비스 ‘스퀘어 CEO직도 겸직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트위터가 아닌 스퀘어 업무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가 트위터 CEO로 복귀할 때도 ‘더블잡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한채 질질 끌면서 트위터에 타격을 줬다는 진단이다. CEO 부재 상황에서 트위터 임원과 직원들이 올초 타사로 대규모 이직을 하기도 했다. 역대 트위터 경영진의 안목 부재는 페이스북이 메신저,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미래 수익을 선점한 것과 비교된다. 트위터 경영진들은 140자 완화를 주장하는 임원들의 주장을 줄곧 외면해왔다. 트위터가 더 큰 규모의 과감한 변신을 하지 않는 이상 ‘인수합병 대상으로 끊임없이 오르내릴 전망이다. 실제 디즈니, IBM, 구글 등이 트위터 인수자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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