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또 지진…유례없는 원전 밀집지대 안전 우려 "일본보다 안전성 뛰어나"
원전 시설이 밀집한 경북 경주 인근에서 잇따라 강진이 발생하면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여겨진 우리나라에서 지난 12일 규모 5.8의 역대 최고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일주일만인 지난 19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해 더 강한 지진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북 동해안과 부산 기장 일대에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원전이 밀집해 '작은' 원전 사고라도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현재 경북 동해안에는 경주 월성원전 6기, 울진 한울원전 6기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장의 고리원전은 세계 최대 원전단지로 꼽힙니다. 현재 운영 중인 6개의 원전(고리 1~4, 신고리1·2호기)에 시운전 중인 신고리 3·4호기와 정부가 건설을 승인한 신고리 5·6까지 합하면 10기나 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원전이 규모 6.5~7.0에서도 견딜 수 있어서 최대 5.8 규모인 이번 지진에 별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치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값은 0.2g(규모 약 6.5에 해당)이며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 4호기부터는 0.3g(규모 약 7.0) 수준으로 강화됩니다.
내진설계값 단위인 최대지반가속도(g)는 실제 지진의 힘을 표현합니다. 진앙에서 발생한 규모가 아니라 원전부지에서 감지되는 지진력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는 지진동값이 0.1g 이상이면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해야 하고 0.2g 이상이면 자동으로 정지됩니다. 한수원은 이번 경주 지진 때 정지기준인 0.1g를 초과한 월성 1~4호기를 수동 정지한 바 있습니다.
한수원은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 원전이 더 안전하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대부분 가압경수로(PWR) 방식인데 일본 원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비등경수로(BWR)방식보다 기술적으로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한수원은 "일본 원전은 원자로 내의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운전하지만 우리는 이를 분리했기 때문에 외부로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이 적다"며 "만약 노심이 녹아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원전은 일본 비등경수로 방식과 달리 전기 없이 동작하는 수소재결합기가 있어 수소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려면 인근 부지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부지 반경 320㎞까지 문헌조사, 인공위성·항공사진 판독 등 광역조사를 하고, 40㎞·8㎞·1㎞ 이내 지역에 대해서는 지질 구조, 단층 분포, 암질 등을 분석하고 단층 연대 측정, 해양물리탐사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합니다.
또 원자력발전소는 일반 토사지반이 아닌 암반 위에 지어집니다.
한수원은 "원자로 격납건물은 단단한 암반을 굴착해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짓는다"며 "단단한 암반층에 지은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토사지반에 건설된 건물보다 30~50% 정도 진동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격납건물 등 주요 건물과 기기에 지진계측기 등 첨단 감시체계를 갖추고 지진을 감시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강조했습니다.
다만 한수원은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양산단층대에 원전 시설이 집중된 점에 대해서는 동해의 입지여건이 서해나 남해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수원은 "남해는 태풍의 영향을 자주 받으며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온이 높아 원전부지 후보로 불리한 면이 있다"며 "또 울산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중공업 단지 인근에 발전소를 지어야 송배전 설비 관련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기에 주민 반발 등 때문에 새로운 부지를 찾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며 "다만 앞으로는 다양한 곳에 원전을 분산해서 짓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한수원은 영덕 등 새로운 지역에 추가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된 경향이 있다"며 "규모 6.5 지진은 규모 5.8 지진보다 강도가 약 11배 강하지만 국내 원전은 이런 지진이 바로 아래에서 발생해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번 지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양산단층은 활성단층이 아니다"라며 "이번 경주 지진도 다른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양산단층과는 관계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지진이 규모 6.5 이상으로 발생할지라도 곧바로 원전이 무너지거나 하지 않는다"며 "원전은 대체로 내진설계의 1.6배까지 견딜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원전이 견디지 못할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내진 설계가 안 된 주유소, 아파트 등에서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원전만 남겨두고 나머지 건물들은 모두 쓰러지거나 폭발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부는 원전 24개의 내진성능을 현재 규모 6.5에서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는 작업을 2018년 4월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경주 인근 월성·고리 본부 원전에 대해 내년 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잠재적 취약성을 측정해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를 시행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원전 시설이 밀집한 경북 경주 인근에서 잇따라 강진이 발생하면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여겨진 우리나라에서 지난 12일 규모 5.8의 역대 최고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일주일만인 지난 19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해 더 강한 지진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북 동해안과 부산 기장 일대에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원전이 밀집해 '작은' 원전 사고라도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현재 경북 동해안에는 경주 월성원전 6기, 울진 한울원전 6기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장의 고리원전은 세계 최대 원전단지로 꼽힙니다. 현재 운영 중인 6개의 원전(고리 1~4, 신고리1·2호기)에 시운전 중인 신고리 3·4호기와 정부가 건설을 승인한 신고리 5·6까지 합하면 10기나 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원전이 규모 6.5~7.0에서도 견딜 수 있어서 최대 5.8 규모인 이번 지진에 별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치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값은 0.2g(규모 약 6.5에 해당)이며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 4호기부터는 0.3g(규모 약 7.0) 수준으로 강화됩니다.
내진설계값 단위인 최대지반가속도(g)는 실제 지진의 힘을 표현합니다. 진앙에서 발생한 규모가 아니라 원전부지에서 감지되는 지진력을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는 지진동값이 0.1g 이상이면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해야 하고 0.2g 이상이면 자동으로 정지됩니다. 한수원은 이번 경주 지진 때 정지기준인 0.1g를 초과한 월성 1~4호기를 수동 정지한 바 있습니다.
한수원은 일본 후쿠시마와 같은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 원전이 더 안전하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대부분 가압경수로(PWR) 방식인데 일본 원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비등경수로(BWR)방식보다 기술적으로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한수원은 "일본 원전은 원자로 내의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운전하지만 우리는 이를 분리했기 때문에 외부로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이 적다"며 "만약 노심이 녹아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원전은 일본 비등경수로 방식과 달리 전기 없이 동작하는 수소재결합기가 있어 수소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려면 인근 부지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부지 반경 320㎞까지 문헌조사, 인공위성·항공사진 판독 등 광역조사를 하고, 40㎞·8㎞·1㎞ 이내 지역에 대해서는 지질 구조, 단층 분포, 암질 등을 분석하고 단층 연대 측정, 해양물리탐사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합니다.
또 원자력발전소는 일반 토사지반이 아닌 암반 위에 지어집니다.
한수원은 "원자로 격납건물은 단단한 암반을 굴착해 조밀하게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짓는다"며 "단단한 암반층에 지은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토사지반에 건설된 건물보다 30~50% 정도 진동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격납건물 등 주요 건물과 기기에 지진계측기 등 첨단 감시체계를 갖추고 지진을 감시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강조했습니다.
다만 한수원은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양산단층대에 원전 시설이 집중된 점에 대해서는 동해의 입지여건이 서해나 남해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수원은 "남해는 태풍의 영향을 자주 받으며 서해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온이 높아 원전부지 후보로 불리한 면이 있다"며 "또 울산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중공업 단지 인근에 발전소를 지어야 송배전 설비 관련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기에 주민 반발 등 때문에 새로운 부지를 찾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며 "다만 앞으로는 다양한 곳에 원전을 분산해서 짓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한수원은 영덕 등 새로운 지역에 추가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된 경향이 있다"며 "규모 6.5 지진은 규모 5.8 지진보다 강도가 약 11배 강하지만 국내 원전은 이런 지진이 바로 아래에서 발생해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번 지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양산단층은 활성단층이 아니다"라며 "이번 경주 지진도 다른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양산단층과는 관계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지진이 규모 6.5 이상으로 발생할지라도 곧바로 원전이 무너지거나 하지 않는다"며 "원전은 대체로 내진설계의 1.6배까지 견딜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원전이 견디지 못할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내진 설계가 안 된 주유소, 아파트 등에서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원전만 남겨두고 나머지 건물들은 모두 쓰러지거나 폭발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부는 원전 24개의 내진성능을 현재 규모 6.5에서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는 작업을 2018년 4월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습니다.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경주 인근 월성·고리 본부 원전에 대해 내년 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잠재적 취약성을 측정해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를 시행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