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일가족 자살…"투자한 사업 잘못돼 빚 독촉 시달려"
청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44)씨는 아내(40)·딸 두 명과 함께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해왔습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이미 주유소 2곳을 운영할 정도로 넉넉한 삶이었습니다. 초등학생(12)과 중학생(15)인 두 딸의 뒷바라지를 하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부부와 두 딸 등 네 가족이 190㎡짜리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A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이웃으로 비쳤습니다.
단란하면서 평범해 보였던 A씨 일가족은 그러나 지난 19일 오후 9시께 청주시 상당구 아파트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남들은 몰랐던 말 못 할 고민이 있었습니다. 빚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감당하기 어려운 중압감에 시달리던 A씨 부부는 두 딸과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올해 5월께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솔깃해 지인 사업에 돈을 빌려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투자했던 사업이 꼬이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습니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년 전부터 운영난에 시달렸던 주유소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띄운 승부수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습니다.
투자금조차 회수할 수 없게 됐고 주유소 운영도 악화하면서 빚을 갚을 길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인의 말만 믿고 금융권과 친척에게까지 돈을 빌려 투자했던 터라 A씨는 절망했습니다.
친척들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도움을 청했지만,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달 초 재산 압류 강제집행이 들어오자 A씨의 심리적 압박은 더욱 커졌습니다.
A씨 부인 B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인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막막하기만 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습니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딸이 걱정된 친정어머니는 이후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이날 오후부터 딸을 비롯한 이 가족의 전화기는 모두 꺼진 상태였습니다.
걱정스러운 심정으로 딸의 집을 찾아갔지만, 문은 굳게 잠겨있었습니다. 사방에 수소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든 친정어머니는 이날 오후 8시 40분께 119에 신고했으나 딸과 사위, 어린 손녀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난 뒤였습니다.
발랄한 성격으로 친구가 많았던 두 손녀는 안방 침대에 누워있었고, 부부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출입문은 잠겨있었고, 방 안에서는 수면제 봉투와 가스통이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A씨 부부가 40㎏ 가스통 2개를 함께 옮기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방안에서는 A씨 부부와 큰딸이 노트에 쓴 유서도 발견됐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유서에는 '빚 때문에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막내딸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청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44)씨는 아내(40)·딸 두 명과 함께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해왔습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이미 주유소 2곳을 운영할 정도로 넉넉한 삶이었습니다. 초등학생(12)과 중학생(15)인 두 딸의 뒷바라지를 하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부부와 두 딸 등 네 가족이 190㎡짜리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A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이웃으로 비쳤습니다.
단란하면서 평범해 보였던 A씨 일가족은 그러나 지난 19일 오후 9시께 청주시 상당구 아파트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남들은 몰랐던 말 못 할 고민이 있었습니다. 빚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감당하기 어려운 중압감에 시달리던 A씨 부부는 두 딸과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올해 5월께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솔깃해 지인 사업에 돈을 빌려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투자했던 사업이 꼬이면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습니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년 전부터 운영난에 시달렸던 주유소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띄운 승부수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습니다.
투자금조차 회수할 수 없게 됐고 주유소 운영도 악화하면서 빚을 갚을 길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인의 말만 믿고 금융권과 친척에게까지 돈을 빌려 투자했던 터라 A씨는 절망했습니다.
친척들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도움을 청했지만,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달 초 재산 압류 강제집행이 들어오자 A씨의 심리적 압박은 더욱 커졌습니다.
A씨 부인 B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인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막막하기만 한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습니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딸이 걱정된 친정어머니는 이후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이날 오후부터 딸을 비롯한 이 가족의 전화기는 모두 꺼진 상태였습니다.
걱정스러운 심정으로 딸의 집을 찾아갔지만, 문은 굳게 잠겨있었습니다. 사방에 수소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든 친정어머니는 이날 오후 8시 40분께 119에 신고했으나 딸과 사위, 어린 손녀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난 뒤였습니다.
발랄한 성격으로 친구가 많았던 두 손녀는 안방 침대에 누워있었고, 부부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출입문은 잠겨있었고, 방 안에서는 수면제 봉투와 가스통이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A씨 부부가 40㎏ 가스통 2개를 함께 옮기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방안에서는 A씨 부부와 큰딸이 노트에 쓴 유서도 발견됐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유서에는 '빚 때문에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막내딸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