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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이겨낸 ‘관록의 피칭’, KIA 윤석민의 반성과 의지
입력 2016-09-20 11:17  | 수정 2016-09-20 11:23
KIA 윤석민(사진)이 전날 경기서 불펜투수로 등판해 흐름을 잘 연결하는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윤석민(30)이 불펜에서 요긴한 자원으로 거듭났다. 각종 심리적인 부담을 뛰어넘고 나온 안정감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 반성하고 의지를 다졌다.
대전 한화원정길에서 2연승 쾌거를 달성한 KIA. 눈에 보이는 승리 외에 여러 부분에서 수확이 가득했다. 특히 그 중 윤석민의 활약이 반갑다. 그는 19일 한화전 KIA가 3-1로 앞서고 있던 6회말 등판했다. 당시 상황은 2사 1,2루 위기. 가공할 한화 타선을 생각한다면 어떤 투수에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선택은 적중했다. 윤석민은 낮게 깔린 속구를 바탕으로 차일목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대위기를 모면하는 피칭을 선보인 것. 7회 역시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다시 봉착했다. 그렇지만 다시 김태균을 뜬공으로 잡아냈다. 로사리오에게는 일격을 당했지만 하주석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실점 없이 중반흐름을 잘 연결하는 피칭을 펼쳤다. KIA는 윤석민을 포함한 불펜진의 활약 속에 귀중한 승리를 안았다.
전날 경기는 윤석민에게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의미였다. 그는 시즌 초부터 부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며 긴 시간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시즌 말미인 지난달 말에야 엔트리에 합류했다. 당시에도 스스로 완벽한 상태는 아님을 시사했다. 구속도 140km대 초반에 머물렀다. 기대보다는 걱정스러움이 묻어났다.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보직도 불펜투수로 한정됐다. 다만 지난 시즌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기에 생소하지는 않다.
윤석민은 우려와 달리 불펜에서 순조롭게 적응했다. 전날 경기 이전까지 5번 등판해 3번의 홀드를 따냈다. 매 등판마다 삼진도 하나 이상 잡아냈다. 실점은 한 번도 없다. 구속이 아닌 제구력과 베테랑의 위기관리 능력이 여실히 빛을 발휘했던 것.
분명 이전과 같은 완벽한 구위는 아직 아니다. 전날 경기 역시 안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그 역시 경기 후 전체적으로 몸 상태는 올라왔지만 어렵게 승부하다보니 안타를 허용하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경기내용에 불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하지만 불만족 표현으로 끝나지 않았다. 스스로를 다잡았다. 윤석민은 운이 좋아 위기를 넘겼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연구하고 다음 경기부터는 좋아져야겠다”고 반성과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팀 상황에서 더 일찍 도움이 되지 못한 반성과 나머지 잔여경기에서는 어떻게든 활약을 해내보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윤석민을 바라보는 KIA 입장에서는 향후 긍정적 전망을 키우기 충분했다. 특히 위기상황을 스스로 마무리하는 피칭내용은 가을야구를 꿈꾸는 KIA에게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과 다름없다.
전날 경기는 윤석민 개인에게 또 다른 심적 부담이 있었다. 바로 등판을 앞두고 개인사가 공개된 것. 보도에 따르면 윤석민은 이미 약혼을 했고 올 겨울에 결혼까지 예정됐다는 것이 골자다. KIA 관계자들은 전날 이와 관련된 쏟아지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다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구단과 윤석민 모두에게 민감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했다. 지켜보는 팬들 입장 역시 그랬을 터.
윤석민은 이 모든 심적부담을 마운드에서 피칭으로 대답했다. 경기 후 관련 질문에도 이슈될 것이 아니다. 팀에 도움 되는 피칭을 하고 싶다”며 팀 상황과 피칭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매 경기가 혈투인 KIA는 성숙한 베테랑의 모습이 풍기는 윤석민의 모습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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