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4.5 여진은 지난 12일 본진(규모 5.8)보다 규모가 작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1주일 만에 기록적인 지진이 또 발생하자 시민의 불안감은 오히려 증폭된 듯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고층건물을 중심으로 지진동을 느낀 직후 놀라 집 밖으로 긴급 대피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지난 12일 본진의 진앙인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주민들은 마을회관으로 속속 대피했습니다.
최두찬(55) 부지 1리 이장은 "주민들이 차만 지나가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정신적인 충격이 큰 데 또다시 큰 여진이 나 완전히 사색이 돼 있다"며 "일단 마을회관에 모여 있는데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지 2리에 사는 45가구 주민 60여 명도 갑작스러운 진동에 놀라 대부분 집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경주시 성건동에 사는 한모(74·여)씨는 "저녁 식사 후 TV를 보던 중 한옥이 흔들려 식구들과 함께 서천변으로 긴급 대피했다"며 "서천변에는 이미 많은 시민이 모여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는 집 밖으로 뛰쳐나온 주민 수백 명이 건물 주변에 몰려 여진이 또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있는 아파트 35층 사는 이모(75ㆍ여)씨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트린 초등학생 손녀를 데리고 근처 학교 운동장으로 급히 몸을 피했습니다.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의 간접영향으로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이곳에는 점퍼도 제대로 걸치지 못하고 나온 주민 100여 명이 모여 있었습니다.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도 주민 수십 명이 몰려 사태추이를 지켜봤습니다.
주민 최모(43·여)씨는 "추석 연휴 내내 여진이 있더니 결국 또 큰 지진이 왔다"며 "불안한 마음에 집 안에 있을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울산에서도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학교 운동장이나 공터로 급히 대피했습니다.
울산 중구의 1층 주택에 사는 나모(52)씨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침대에 누워 있는데 천둥치는 것처럼 '우르릉'하면서 창문이 흔들렸다"며 "이후에도 계속 천둥소리가 나는 것 같고 더 큰 지진이 오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주민들은 집에서 나와 인근 공터나 학교 운동장 등으로 대피했습니다. 일부 시민은 먹거리, 생수, 라이터 등이 든 대피용 가방을 챙겨 나오기도 했습니다.
경남 창원시 상남동 일대 고층 아파트촌에서는 주민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돗자리를 들고나와 놀이터 잔디 등 평평한 곳으로 피신하거나 주차한 차량에 탑승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경남 거제시민 신용현(64)씨는 "집 안에서 의자가 위아래로 들썩들썩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을 느꼈다"며 "밖으로 뛰어나오는 이웃들도 다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전남 여수 웅천동에 사는 김모(52)씨는 "아파트 12층에 사는데 저번처럼 식탁 위의 물건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건물이 흔들리는 게 느껴졌고 어지러웠다"며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일단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진앙에서 한참 떨어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도 "전등이 흔들렸다"며 집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지 묻는 전화가 이어졌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홈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도 방송사 중계 카메라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등 지진동이 감지됐습니다.
그러나 2천여 명의 관중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경기도 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계속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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