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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 안녕’ 잘 잡고 잘 치는 김하성
입력 2016-09-20 07:17 
김하성은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공-수 맹활약을 펼쳐 넥센의 11-1 대승에 이바지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염경엽 감독은 올해 넥센 선전의 주역으로 고종욱과 김하성을 들었다. 우려했던 2년차 징크스 없이 기대했던 폭풍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그 둘을 향한 외부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더 잘 치고 더 잘 잡고 더 잘 던지는 활약상에 놀람이다.
특히, 21세 김하성의 수비 능력에 대해 찬사가 쏟아졌다. 김하성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떠올랐다. 한 야구인은 올해 부쩍 수비 능력이 향상됐다. 실책이 많아도(19개) 결정적인 순간에 하지 않는다. 송구 능력도 매우 좋아졌다”라고 평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넥센에 있었고, 그리고 넥센을 떠났기에 가능했던 김하성의 등장과 성장이다. 기회가 주어져 실력을 쌓게 됐고, 그러면서 자신감까지 얻었다는 이야기다.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은 황덕균의 프로 데뷔 첫 승이 이슈거리였다. 넥센 타선은 11점을 뽑으면서 그의 감격적인 1승을 도왔다. 특히, 김하성이 앞장섰다. 김하성의 호수비는 이날 경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김하성은 5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처리했다. 유격수 오른편으로 빠지는 김사훈의 타구를 매끄럽게 잘 잡더니 신본기의 빠른 타구마저 높이 뛰어올라 처리했다.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 호수비였다. 이 호수비 퍼레이드 이후 넥센은 분위기를 가져갔고, 3번의 공격에서 8점을 뽑으며 대승을 거뒀다.
김하성은 수비만 잘 한 게 아니다. 그의 강점은 타격이다. 6회 선두타자로 나가 볼넷을 얻으며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하더니 7회에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8월 30일 대구 삼성전 이후 20일 만에 날린 19번째 홈런이다.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20홈런-20도루에 홈런 1개만 남겨뒀다. 8회에는 2사 만루서 3타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첫 1경기 6타점.
김하성은 후반기 들어 슬럼프에 빠졌다. 8월 타율은 0.163에 그쳤다. 3할 타율은 0.271까지 떨어졌다. 심재학 타격코치는 멘탈의 문제다”라고 했다. 밖에선 20-20을 의식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홈런만 치려고 한다? 8월말 만난 김하성은 고개를 저었다. 홈런 욕심을 내지 않는다. 정말 공이 잘 안 보였다. 타격 타이밍도 안 맞았다. 그러다 서서히 (감을 찾으며)때리기 시작했다.” 8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나쁜 과정도 경험한 김하성은 9월 매섭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월간 타율 0.333이다. 멀티히트가 6번이다(8월은 2번). 특히 최근 3경기에서 13타수 7안타로 타율 5할(0.538)이 넘는다. 시즌 타율도 0.282까지 끌어올렸다.
홈런 1개에 신경 쓰다 지난해 막판 흔들렸던 김하성이다. 그 경험도 그를 더욱 성장시켰다. 초조하지 않다. 그에겐 시간이 많다. ‘올해 20-20 못하면 어때라는 여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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