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예상깨고 하나·외환노조 조기통합…함영주 리더십 빛났다
입력 2016-09-19 17:52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첫 통합행장 1년…하나 - 외환銀 교차발령 파격
옛 하나·외환은행 노조 통합은 통합은행 출범 후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1년여 만에 이뤄졌다. 노조 통합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데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포용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행장은 통합은행 출범 후 양 노조를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통합노조 출범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함 행장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은행과 직원들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 통합노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통합노조 출범으로 인해 인사·급여 체계 등이 통합되고 구성원 간 갈등이 사라지면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첫 통합은행장으로 부임한 함 행장은 통합은행장 취임 때 옛 외환 노조위원장 출신 직원을 비서실장으로 선임하는 등 양행 인사를 고루 중용하는 '탕평책'을 폈다.
올해 1월엔 은행 창립 이래 최초로 행원급 6명을 특별승진시켰다. 지난 5월 말엔 하나·외환 영업점 직원 1364명을 교차 발령하는 등 화학적 결합을 위해 노력했다.
김창근 하나은행지부 노조위원장(오른쪽)과 김근용 외환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이 19일 서울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노조통합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지난 6월엔 함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 통합이 마무리됐다. 작업 기간은 약 9개월로 이는 일반적인 은행의 전산 통합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단축한 것이다. 전산 통합 기간 단축으로 인해 KEB하나은행은 향후 3년간 약 1800억원의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전산 통합은 금융권 최초로 외주 사업자에 맡기지 않고 내부 정보기술(IT) 및 현업 인력 주도로 이뤄졌다. 함 행장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외주 직원들의 관혼상제까지 챙기라고 지시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지난 7월엔 관리자, 책임자, 행원 등 전 직급에 걸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000여 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인사 당시 출신과 상관없이 오직 영업실적을 고려한 철저한 능력 위주의 인사를 실시했다. 이 밖에도 전 직원이 참여하는 비전스쿨과 비전캠프를 개최하는 등 조직 문화 융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서울은행 출신인 함 행장은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으로 인수·합병된 이후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통합은행 초대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함 행장 스스로가 합병된 은행 출신인 만큼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조직 분위기·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노조 통합으로 '통합 시너지'가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799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순이익을 합친 7429억원보다 7.6%나 증가한 수치다. 은행 부실여신 척도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같은 기간 0.16%포인트 낮아지는 등 건전성도 크게 향상됐다. 함 행장은 "옛 하나·외환은행의 정서적 결합, 화학적 결합은 통합은행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어렵게 노조 통합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직원들과 함께 더욱 노력해 금융업계의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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