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해적 기승…전 세계 해적 공격의 31%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해역에서의 해적활동이 잦아들면서 동남아시아가 해적의 새로운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해적사건은 귀중품 등을 빼앗는 '좀도둑' 형에서 선원을 납치해 몸값을 뜯는 '인질범' 형으로 양상이 바뀌는 추세입니다.
19일 국제해사국(IMB)과 동남아 각국 당국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 건수는 31건으로 전 세계 해적 공격(98건)의 31.6%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 24건은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도 각각 4건과 3건이 발생했습니다.
반면, 한때 연간 200여 건 이상을 기록했던 소말리아와 홍해에서는 같은 기간 한 건도 해적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08년 당시만 해도 동남아시아에서의 해적 공격 건수는 54건으로 아덴만과 홍해 지역(92건)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된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IMB 해적신고센터의 노엘 충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소말리아의 해적 공격은 감소했고, 나이지리아에서의 공격 건수가 있지만 아시아만큼 많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 해적 공격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134건)보다 26.8%가량 감소했습니다.
각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동남아시아의 해적 공격 건수도 해적활동이 급증했던 작년 상반기(79건)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문제는 단순 물품 강탈인 '해상강도'는 급감했지만, 선원을 납치해 억류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방식의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대표적 사례는 필리핀 남부를 근거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입니다.
아부사야프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인근 해역을 지나는 상선과 어선을 거듭 습격해 올해 3월부터 8월 사이에만 인도네시아인 선원 25명과 말레이시아인 선원 6명을 납치했습니다.
아부사야프는 납치한 선원 한 명당 1억에서 수억 원의 몸값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아부사야프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다른 범죄조직들도 물품 강탈에서 선원 납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24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해 아프리카의 새로운 해적활동 중심지로 주목 받는 나이지리아의 상황과도 유사합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해상 납치 방지를 위한 공동순찰과 핫라인 개설, 해적 추격 시 영해침범 허용 등 대책에 합의했지만 실제로 이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 안보 전문가인 자카리 아부자 미국 국방대학 교수는 "이 국가들은 이미 몇 달간 이 문제를 논의해 왔지만, 소통부족과 정치적 의지·역량 부족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해역에서의 해적활동이 잦아들면서 동남아시아가 해적의 새로운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해적사건은 귀중품 등을 빼앗는 '좀도둑' 형에서 선원을 납치해 몸값을 뜯는 '인질범' 형으로 양상이 바뀌는 추세입니다.
19일 국제해사국(IMB)과 동남아 각국 당국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 건수는 31건으로 전 세계 해적 공격(98건)의 31.6%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 24건은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도 각각 4건과 3건이 발생했습니다.
반면, 한때 연간 200여 건 이상을 기록했던 소말리아와 홍해에서는 같은 기간 한 건도 해적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08년 당시만 해도 동남아시아에서의 해적 공격 건수는 54건으로 아덴만과 홍해 지역(92건)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된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IMB 해적신고센터의 노엘 충 소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소말리아의 해적 공격은 감소했고, 나이지리아에서의 공격 건수가 있지만 아시아만큼 많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 해적 공격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134건)보다 26.8%가량 감소했습니다.
각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동남아시아의 해적 공격 건수도 해적활동이 급증했던 작년 상반기(79건)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문제는 단순 물품 강탈인 '해상강도'는 급감했지만, 선원을 납치해 억류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방식의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대표적 사례는 필리핀 남부를 근거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입니다.
아부사야프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인근 해역을 지나는 상선과 어선을 거듭 습격해 올해 3월부터 8월 사이에만 인도네시아인 선원 25명과 말레이시아인 선원 6명을 납치했습니다.
아부사야프는 납치한 선원 한 명당 1억에서 수억 원의 몸값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아부사야프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다른 범죄조직들도 물품 강탈에서 선원 납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24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해 아프리카의 새로운 해적활동 중심지로 주목 받는 나이지리아의 상황과도 유사합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해상 납치 방지를 위한 공동순찰과 핫라인 개설, 해적 추격 시 영해침범 허용 등 대책에 합의했지만 실제로 이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남아 안보 전문가인 자카리 아부자 미국 국방대학 교수는 "이 국가들은 이미 몇 달간 이 문제를 논의해 왔지만, 소통부족과 정치적 의지·역량 부족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