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가 너무 고통스러워해 안락사로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게 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일주일을 앞두고 상태가 기적적으로 좋아졌습니다. ‘나는 결혼식을 꼭 보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 콜로라도의 한 결혼식장은 눈물 바다가 되고 말았다. 뇌종양으로 움직이는 것조차 힘겨웠던 15살의 반려견 찰리는 결혼식장에는 들어갔지만 끝내 돌아오지는 못했다. 찰리는 신부이자 주인인 켈리 오커넬리 품에 안겨 결혼식장을 나왔다. 오커넬리는 찰리에게 너무 잘했어.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올해 초 시한부 선고를 받은 찰리는 발작을 일으키고 기절을 거듭하는 등 살아 있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 눈을 감는 순간 찰리는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오커넬리는 찰리는 내게 이 세계의 전부였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결혼식에 사진기사로 자리한 젠 쥬베니스는 이런 순간에는 마스카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신랑과 신부는 이미 세상을 떠난 찰리와 함께 카메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찰리와 오커넬리가 만나 것은 14년 전 한겨울이었다. 당시 뉴욕주에 거주하던 오커넬리는 쇼핑 카트에서 벌벌 떨고 있는 찰리를 발견했다. 오커넬리는 동물을 입양할 계획이 없었지만 보는 순간 얘는 내꺼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오커넬리는 콜로라도로 이주해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물론 찰리는 오커넬리가 가는 곳마다 함께 했다.
오커넬리는 결혼 기념 사진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며 찰리가 꽃을 두르고 있는 사진을 볼 때면 너무 행복해보여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무리해서 찰리를 결혼식장까지 데려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진을 보면 찰리가 엄마 결혼식을 꼭 보고싶어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찰리의 장례식은 결혼식 후 며칠 뒤에 치러졌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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