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희생제' 마구잡이 도축 때문에…'피바다'로 변한 방글라데시 수도

이슬람 '희생제' 마구잡이 도축 때문에…'피바다'로 변한 방글라데시 수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거리가 '피바다'로 변한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15일 미국 CNN 뉴스와 BBC 등 여러 외신은 다카에서 붉은 핏물이 가득 찬 도로를 달리는 차와 바지를 걷고 지나가는 주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다카 시내 도로에 붉은 핏물이 가득 흐르는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이들 사진은 이슬람 축제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를 맞은 13일 다카에서 촬영된 것들입니다.

희생제는 쿠란에 등장하는 이브라힘이 신께 복종의 뜻으로 큰아들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 하자 신이 그의 신앙심에 감복해 장자 대신 새끼 양을 제물로 바치고 예배를 드리도록 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은 이날을 맞아 양과 염소, 소 등을 피를 완전히 빼는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 뒤 가족, 이웃과 나눠 요리해 먹습니다. 기부자들은 희생제에 맞춰 양과 염소 등 가축을 가난한 이들에게 보내기도 합니다.

이번 희생제를 맞아 다카에서만 10만 마리가 도축됐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문제는 이날 오전부터 온종일 비가 내린 데다 주민들이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공터, 주차장, 집 앞 등에서 마구잡이로 도축하면서 도축 부산물과 피가 비에 섞여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거리를 뒤덮으면서 벌어졌습니다.

방글라데시 일간 다카트리뷴마저도 "붉은 강처럼 보였다"면서 "불쾌한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민들은 시 당국이 축제를 앞두고 배수 문제에 더 신경 썼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카 시민 타레크 아메드는 시에서 1천 곳을 도축장소로 지정했다는데 실제로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고 이 신문에 말했습니다.

일부 동물 보호운동가들은 희생제를 맞아 집단으로 가축을 도살하는 것은 야만적이라며 이를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