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이상으로 많이 걷은’ 건강보험 누적흑자 20조 돌파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20조원을 돌파했다.
11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건강보험 재정통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8월말 현재까지 건강보험 총수입은 37조7387억원, 총지출은 34조5421억원으로 3조1966억원의 단기흑자를 기록했다.
누적 흑자는 20조1766억원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처음 1조60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해마다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4조6000억원, 2013년 8조2000억원, 2014년 12조8000억원, 2015년 16조9000억원 등 매년 누적 흑자 규모는 불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이 흑자를 내는 이유 중 하나로 진료비 지출 증가세 둔화가 꼽힌다. 의학 발전과 건강검진 확산 등으로 질환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서 암 발생률이 감소한 데다 경기침체로 국민이 아파도 병원 치료를 꺼려 진료비 지출증가 속도가 둔화했다는 것이다.
수입 측면에서는 건강보험 당국이 해마다 필요 이상으로 건강보험료를 많이 거둬들여 누적 흑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보험료는 매년 올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남아도는 흑자 재정을 활용해 건강보험 보장혜택을 강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건보료는 거의 매년 오르고 재정은 흑자인데도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0%에서 2010년 63.6%, 2011년 63.0%, 2012년 62.5%, 2013년 62.0% 등으로 오히려 매년 뒷걸음질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의료비 부담비율로, 전체 진료비(비급여 포함) 중에서 건강보험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