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세 부류로 나눠져 충돌…전반기 보다 심해
충북도의회가 '세 가족'으로 나뉘어 부딪히고 있습니다. 여야가 '감투'를 놓고 마찰을 빚으며 평행선을 달렸던 전반기 때보다 오히려 더 심각합니다.
이때만 해도 '두 가족'이었지만 후반기 의회가 출범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류·비주류로 갈리면서 3등분 됐습니다.
의장 선출을 앞두고 지난 7월 초 의원 총회에서 맞부딪친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는 앙금을 씻어내지 못한 채 대척점에 선 모양새입니다.
여기에다가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새누리당 김양희 의장을 불신임하겠다고 벼르면서 비주류의 활동 공간이 확장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새누리 비주류와 더민주가 공조한다면 새누리 주류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도의회 역학 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스스로 '제3당'이라고 자칭하며 이번 사태를 관망하고 있습니다.
비록 주류와 새누리라는 한울타리에 있지만 소속 정당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투표권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면 김 의장을 정점으로 하는 주류와 '힘겨루기'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11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더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장 불신임안을 조만간 도의회 의사담당관실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12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방자치법상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 발의하면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31석의 의석 중 더민주당이 3분의 1을 살짝 웃도는 11석을 차지, 의안 발의는 더민주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불신임안 접수 및 본회의 상정은 의장 권한입니다.
더민주당 소속인 이광희 정책복지위원장은 "김 의장이 불신임안 접수나 본회의 상정을 거부한다면 새로운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그러면서 "의원 11명의 서명을 모두 받은 만큼 이르면 내일(12일)쯤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불신임안이 제출되면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됩니다.
총 31석의 의석 중 새누리당이 20석, 더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11명의 주류와 9명의 비주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비주류가 더민주당과 공조하면 20석을 차지하면서 11석에 불과한 현재의 새누리 주류가 도의회 소수로 전락하게 됩니다.
불신임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까지 간다면 김 의장의 자리 상실도 불보듯 뻔합니다.
새누리당이 불신임안을 당론으로 반대하더라도 더민주당이 무기명 투표를 요구, 받아들여질 경우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MRO산업 점검 특위 구성 때도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몇몇이 당론을 무시한 채 기권했다는 점에서 이런 추론이 가능합니다.
지난 7월 임시회 때도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예산 30억원 전액 삭감을 요구하던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돌연 '통과시켜야 한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여야 충돌 없이 관련 예산안을 가결하기도 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의결이 이뤄질 제352회 정례회 때도 '한 지붕 세가족'이 된 여야 의원들이 정략적 판단에 따라 이합집산할 수 있습니다. 정례회는 11∼12월 열립니다.
새누리당 주류와 더민주당이 예산안을 놓고 충돌할 때 새누리당 비주류가 역시 캐스팅보트를 쥐면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양희 의장은 비주류와의 관계 개선에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비주류 역시 "후반기 도의회 임기를 마칠 때까지 김 의장과 절대 손을 잡지 않겠다"고 결전을 다집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역시 도의회 내 새누리당의 분열에 쉽게 관여하거나, 조정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특정 계파 편을 든다는 오해만 살 수 있어서입니다.
새누리 송태영 충북도당 위원장은 "김 의장과 비주류가 의장 선출 과정에서 생긴 앙금으로 갈등을 빚는 것인데 당이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그렇다고 해서 비주류가 더민주에 동조, 의장 불신임안 찬성에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충북도나 도교육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도의회 내부의 힘겨루기가 집행부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공정성, 예측성에 기반을 둬야 할 도의회가 당리당략에 집착, 의정활동을 한다면 도민들의 비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충북도의회가 '세 가족'으로 나뉘어 부딪히고 있습니다. 여야가 '감투'를 놓고 마찰을 빚으며 평행선을 달렸던 전반기 때보다 오히려 더 심각합니다.
이때만 해도 '두 가족'이었지만 후반기 의회가 출범하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류·비주류로 갈리면서 3등분 됐습니다.
의장 선출을 앞두고 지난 7월 초 의원 총회에서 맞부딪친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는 앙금을 씻어내지 못한 채 대척점에 선 모양새입니다.
여기에다가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새누리당 김양희 의장을 불신임하겠다고 벼르면서 비주류의 활동 공간이 확장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새누리 비주류와 더민주가 공조한다면 새누리 주류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도의회 역학 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스스로 '제3당'이라고 자칭하며 이번 사태를 관망하고 있습니다.
비록 주류와 새누리라는 한울타리에 있지만 소속 정당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투표권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면 김 의장을 정점으로 하는 주류와 '힘겨루기'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11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더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장 불신임안을 조만간 도의회 의사담당관실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12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방자치법상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 발의하면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31석의 의석 중 더민주당이 3분의 1을 살짝 웃도는 11석을 차지, 의안 발의는 더민주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불신임안 접수 및 본회의 상정은 의장 권한입니다.
더민주당 소속인 이광희 정책복지위원장은 "김 의장이 불신임안 접수나 본회의 상정을 거부한다면 새로운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키웠습니다. 그러면서 "의원 11명의 서명을 모두 받은 만큼 이르면 내일(12일)쯤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불신임안이 제출되면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됩니다.
총 31석의 의석 중 새누리당이 20석, 더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11명의 주류와 9명의 비주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비주류가 더민주당과 공조하면 20석을 차지하면서 11석에 불과한 현재의 새누리 주류가 도의회 소수로 전락하게 됩니다.
불신임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까지 간다면 김 의장의 자리 상실도 불보듯 뻔합니다.
새누리당이 불신임안을 당론으로 반대하더라도 더민주당이 무기명 투표를 요구, 받아들여질 경우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MRO산업 점검 특위 구성 때도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몇몇이 당론을 무시한 채 기권했다는 점에서 이런 추론이 가능합니다.
지난 7월 임시회 때도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예산 30억원 전액 삭감을 요구하던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돌연 '통과시켜야 한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여야 충돌 없이 관련 예산안을 가결하기도 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의결이 이뤄질 제352회 정례회 때도 '한 지붕 세가족'이 된 여야 의원들이 정략적 판단에 따라 이합집산할 수 있습니다. 정례회는 11∼12월 열립니다.
새누리당 주류와 더민주당이 예산안을 놓고 충돌할 때 새누리당 비주류가 역시 캐스팅보트를 쥐면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양희 의장은 비주류와의 관계 개선에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비주류 역시 "후반기 도의회 임기를 마칠 때까지 김 의장과 절대 손을 잡지 않겠다"고 결전을 다집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역시 도의회 내 새누리당의 분열에 쉽게 관여하거나, 조정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칫 특정 계파 편을 든다는 오해만 살 수 있어서입니다.
새누리 송태영 충북도당 위원장은 "김 의장과 비주류가 의장 선출 과정에서 생긴 앙금으로 갈등을 빚는 것인데 당이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그렇다고 해서 비주류가 더민주에 동조, 의장 불신임안 찬성에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충북도나 도교육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도의회 내부의 힘겨루기가 집행부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공정성, 예측성에 기반을 둬야 할 도의회가 당리당략에 집착, 의정활동을 한다면 도민들의 비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