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의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 화재로 숨진 근로자 A(45)씨의 어머니는 11일 오전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김포 뉴고려병원 앞에서 오열했습니다.
추석을 불과 사흘 앞두고 10일 낮 벌어진 끔찍한 사고에 유가족들은 할 말을 잊은 채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냈습니다.
A씨는 다른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약 2주 전 김포 공사장에 투입돼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슬하에 외동딸을 둔 그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였다고 가족들은 눈물로 회상했습니다.
바쁜 아침에도 꼭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현관문을 나서던 아들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A씨의 어머니는 맨땅에 주저앉아 "금쪽같은 내 새끼가 어디로 갔느냐"며 "건강하게 나간 우리 아들이 왜 갑자기 이렇게 돌아왔느냐"고 목놓아 울었습니다.
그의 직장 동료는 "현장에서도 성실하기로 소문 난 친구였다"며 "김포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을 당했는데 더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게 공사장 안전 수칙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사장에서 함께 숨진 B(64)씨와 C(44)씨의 시신도 이 병원에 함께 안치됐습니다.
이들 모두 김포 공사장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화재 사고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김포우리병원으로 옮겨진 D(40)씨와 E(61)씨는 심폐소생술로 심장박동은 되찾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급하게 연락을 받고 병원을 찾은 가족들은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망연자실하며 의식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이들과 함께 병원으로 옮겨진 F(45)씨는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그는 이혼하고 혼자 지내온데다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입니다.
노기철 김포우리병원 응급실 과장은 11일 "화재로 부상한 환자 3명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는데 2명이 심폐소생술로 숨을 되찾았지만 의식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날 화재 사고로 숨진 A씨 등 4명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방침입니다.
장례식은 부검 결과가 나오는 2주 뒤에나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10일 오후 1시 38분께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에서 불이 나 지하 2층에서 배관 용접 작업을 하던 4명이 숨지고 2명의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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