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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결` 취권의 향수…두남자, 땀내나는 `한방`
입력 2016-09-11 13:22  | 수정 2016-09-11 15:3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취업준비생 풍호(이주승 분)는 돈내기를 하는 현피(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 실제로 만나 싸우는 행위)로 용돈을 벌다가 형인 강호(이정진)를 의식불명으로 만든 게임회사 CEO 한재희(오지호)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영화 '대결'은 '을'인 풍호가 '절대 갑' 한재희를 향한 복수와 두 남자의 대결을 담았다. 자신을 '루저'라고 불렀던 한재희가 현피 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게된 풍호의 치열한 도전이자, 강자들의 세상에서 약자의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 활극이다.
신동엽 감독은 1979년 개봉한 영화 '취권'을 오마주했다. 한재희의 상대가 되지 못했던 풍호가 스승 황노인(신정근)에게 취권을 배우면서 마지막 대결을 준비한다. '현피'와 '취준생과 CEO의 대결'을 더한 신 감독은 '취권'을 21세기 한국에 이식했다.
취권을 연마하고 두 남자가 싸우는 '대결'은 곳곳에 익숙한 장면들이 연달아 이어진다. 취권을 배우기 전에 술과 친해지거나 우스꽝스럽지만 필살기가 되는 권법을 배우는 풍호의 고충이 담긴다. '취권'에서 표현됐던 길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다.

고정된 틀에 따라 움직이는 영화는 쉽게 받아들여졌으나 상투적으로도 보였다. '복수를 위해 강해지는 주인공'은 충분히 익숙한 소재였다. 황노인과 옆집 이웃 등이 예상하지 못한 웃음을 건네지만 풍호가 취권을 배우는 과정은 다소 지루한 감도 있었다.
풍호가 한재희의 존재를 알아가는 것도 새롭지 않았다. '대결'이라는 주제가 큰 줄기를 이루는 탓에 생략과 뻔한 추리 과정이었다. '절대 악인'인 한재희를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다른 요소들은 단순한 장치로 쓰였다.
헐거운 진행이지만, 이주승과 오지호가 선보이는 맞대결에는 배우들의 노력이 그대로 배어있었다. '도장 깨기'를 한 풍호와 한재희의 '한 방'은 영화 마지막에서 휘몰아친다. 제작진에 따르면 두 배우는 이 장면을 위해 4박 5일간 촬영했다. 땀과 피가 뒤섞인 결투 장면은 '대결'을 설명하는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업영화 첫 주연으로 나선 이주승은 코믹하면서도 안정된 연기톤을,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오지호는 잘 매만져진 가르마처럼 사악한 악인의 전형을 보여줬다. '취권'의 향수를 느끼는 관객이라면 두 남자의 진한 땀 냄새와 함께 추억을 떠올릴 만하다.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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