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한항공 한진해운 지원 '빨간불'…조양호 회장은 보유주식 담보로 400억원 대출
입력 2016-09-09 17:30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이사회가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 안건을 놓고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의 급한 불이라도 끄기 위해 계획했던 자금 투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의 자금 지원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전날 이사회에서 현격한 의견 차이가 생기자 이날 속행한 것이었지만 역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일간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결과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담보 취득이 불확실하다는 점,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가 있다는 점 때문에 먼저 담보를 취득한 뒤 600억원을 집행하자는 안을 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회사 측은 10일 이사회를 속행해 해당 안건을 놓고 다시 협의할 예정입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6일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1천억원을 한진해운에 조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한 자회사 TTI가 운영하는 해외 터미널 지분과 채권 등을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조양호 회장의 사재 400억원은 늦어도 13일까지 집행될 예정입니다.

한진그룹 측은 금융기관에 ㈜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늦어도 13일까지는 400억원이 실제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긴급 자금 투입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한진해운 선박 압류를 막기 위한 미국 내 절차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은 지난 7일(현지시각) 한진해운의 파산보호 신청을 임시로 승인하면서 9일 오전 10시(한국시각 9일 오후 11시)까지 미국 내 채권자 보호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자금조달 계획안을 받으면 추가 심리를 거쳐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입니다.

정부와 채권단이 우리 법원의 요청에도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돈줄'은 한진그룹이 전부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 이사회가 이날 자금 지원을 확정하지 못하고 조 회장의 사재 출연도 다음 주 초에나 이뤄지게 되면서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기한 내에 충분한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지 못하게 됐습니다.

한진그룹 측은 "이사회에서 안건이 아예 부결된 것이 아니라 결정을 하루 미룬 것이어서 법원이 이 점을 고려해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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