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북한 핵실험과 같은 대북 리스크가 터졌을 때 국내 증시는 당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일주일 내에 충격이 회복되는 등 북한 리스크의 여파가 단기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일 코스피는 장중 0.98% 수준까지 급락했다가 0.26%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4차 핵실험 이후 일주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0.5%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당시 중국발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역시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4차 핵실험의 후폭풍이 오래가지 못한 셈이다.
1, 2, 3차 핵실험 당시의 시장 반응도 비슷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일 코스피는 2.41%나 급락했지만 일주일 동안에는 0.25% 하락하는 데 그쳤다. 2차 핵실험은 당일 0.20% 하락했고 일주일 동안에도 0.36% 떨어졌을 뿐이었다. 3차 핵실험에도 당일 코스피는 0.3% 밖에 빠지지 않았고 일주일 후에는 오히려 3.3%나 올랐다.
비교적 시장 충격이 컸던 대북 리스크 사례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999년 6월 1차 연평해전 당시 국내 증시는 당일 2.21%나 급락했지만 일주일 뒤에는 오히려 5.73%나 올랐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시에도 하루 동안 코스피가 3.43%나 급락하며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일주일 동안 낙폭이 0.34%로 줄었다.
북한 리스크가 터진 당일 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단기간에 이를 회복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북한 리스크 자체가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 이같은 과정이 수차례 반복됨에 따라 학습효과가 쌓이면서 북한 리스크로 인한 주가 급락기를 저가 매수기로 활용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 핵실험 이슈는 투자자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라면서도 너무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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