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추석 선물을 놓고 청와대와 감정 싸움을 벌였다. 조 의원이 대통령의 선물을 받지 못했다”고 하자, 청와대 측은 보내려던 참이었는데 그럼 배송을 취소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조 의원은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응천만 청와대 선물 못받았다는 제목의 한 인터넷매체 기사를 올려놓고 쩝…. 선물도 못받았는데 여러분들이 후원금 좀 보태주이소”라고 적었다.
조 의원이 링크한 기사를 보면 이 매체가 각 의원실의 선물 수령 여부를 확인한 결과 조 의원실에는 청와대발 택배가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조 의원은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사실상 청와대와 척을 지고 있는 상태다. 이후 무죄 판결을 받고 지난 4·13 총선에서 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조 의원을 일부러 배제한 일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여야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선물을 준비했는데 일부 배달이 늦어지면서 몇 분의 문의가 있었다”며 그런데 조 의원이 마치 자신에게만 대통령 선물이 배달되지 않은 것처럼 공론화하는 것을 보고 조 의원에게 보내려던 박 대통령 추석선물을 이날 오전 배송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물은 받는 사람이 즐거워야 하는데 그분은 받지 않는 것이 즐거운 모양”이라며 조 의원의 처신을 비판했다.
조 의원은 청와대 측의 이 같은 비판에 ”저를 제외한 299명 의원실에서 청와대 선물을 받았는지 전수조사할 방법도 없었고 궁금하지도 않다면서 ”언론이 먼저 알고 취재해 보도한 것인데, 오히려 제가 공론화했다는 창조적 발상에는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표창원 더민주 의원 등 일부 야당의원들은 청와대로 선물을 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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