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 정치생명 풍전등화…야권선 사퇴압박
입력 2016-09-08 14:49  | 수정 2016-09-09 15:08

'성완종 리스트'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서 홍준표 경남지사의 정치생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홍 지사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낙선한 후 고향인 경남에서 같은해 연말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적으로 재기했고 도지사 재선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결국 성완종 리스트에 발목이 잡혀 4년만에 또다시 정치적 큰 위기를 맞은 것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과 무상급식 논란 등 진보세력과 대립각을 세워 ?보수 아이콘? 전략을 구사했고 공공연히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으나 지난해 4월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면서 대권행보를 중단했다.
 홍지사의 실형 선고로 경남도정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핵심 정책들도 추진 동력의 상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정이 나면서 경남도는 밀양에 저가항공사 설립과 김해신공항을 연결하는 각종 SOC사업에 박차를 가했으나 힘이 빠지게 됐다. 특히 도의회와의 관계도 삐걱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소속이 다수인 경남도의회지만 향후 홍 지사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온 야권과 진보단체의 사퇴 압박은 매우 거세다. 지난달 홍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던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부가 일반적 법정서를 벗어나지 않는 판결을 했으나 법정구속이 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며 ?유죄판결이 나온 만큼 막말 정치, 독선행정의 표본인 홍 지사는 지사직을 내려놓고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경남지역 진보단체 중심으로 이뤄진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추진한 주민소환에도 이번 선고결과는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홍 지사의 주민소환 투표 여부는 오는 26일 최종 결정된다.
한편 홍 지사는 이날 법원의 선고 직후 ?법률적 진실과 대법원 판례에 정면 배치되는 판결?이라며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항소심에 전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저승가서 성완종 (전 회장) 에게 물어보겠다?고 직답을 피했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 비리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남긴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까지 발견되자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고, 리스트 인물 가운데 홍 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서울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