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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부음... 우리들의 ‘첫 번째 해설가’ 하일성
입력 2016-09-08 10:30 
고 하일성씨는 2014시즌까지 현역 해설가로 활동했다. 사진은 2013시즌 중 해설을 맡은 롯데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나와 당시 김시진감독과 담소하던 모습.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프로야구 출범 원년(1982년)부터 마이크를 잡았던 고 하일성씨는 수많은 야구팬들이 기억하는 ‘내 생애 첫 번째 해설가다. 편안한 목소리와 구수한 재담으로 엮어내는 그의 쉬운 해설은 프로야구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자리 잡고, 국민 프로스포츠로 성장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도 막힘이 없는 능란한 말솜씨와 특유의 감각적인 ‘예측해설로 선택과 결과의 스포츠인 야구의 잔재미를 잘 살려주던 해설가였다. ‘야구 읽어주는 아저씨 같은 소탈한 이미지였고 골수 야구팬보다는 라이트팬, 대중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야구해설을 시작했던 허구연 해설위원(MBC)과 각각 ‘하구라 ‘허구라의 별명을 나눠가졌고, 서로 대비되는 컬러, 뚜렷한 개성으로 팬들을 양분하면서 프로야구의 관중석을 키웠다.
5분만 룰을 설명 들으면 어떤 스포츠도 해설할 수 있다”고 장담할 만큼 천부적인 ‘해설꾼이었던 그는 실제로 야구 이외의 다른 스포츠 경기 해설로 등장한 적도 많다. KBS의 간판 해설가로서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팬들을 많이 즐겁게 해줬던 스타 해설가다.
야구판에서는 ‘마이크의 전설로만 남지 않았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제11대 KBO 사무총장을 역임해 야구대표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이끌었다. 후에 스스로 가장 보람 있었던 감격으로 꼽기도 했던 시절이다.
많은 야구선수들의 결혼식에 주례를 서기도 했던 야구계의 어른이었던 그는 2014시즌까지 현역 해설가로 활동했고, 지난해까지 종편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보였다. 야구계에서도, TV 화면에서도 최근까지 팬들의 곁에 있었다.

이후는 좋지 않은 소식이 잇달아 야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2015년 지인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입건된 것이 알려졌고 지난 7월에는 프로야구단 입단 알선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사기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그리고 8일 오전 서울 삼전동 사무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부음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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