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오바마 레드카펫 없었던 건 안전때문” 의전논란 해명
입력 2016-09-07 15:50  | 수정 2016-09-08 16:0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일 수 있는 아시아 순방 ‘의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마바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항저우 샤오산공항에 내릴 때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차 도착 당시 ‘레드 카펫이 없었다는 데 있다. 하지만 내막을 알아보니 오바마 대통령을 ‘홀대한 게 아닌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오류와 날씨 탓으로 밝혀져 이번 ‘의전 논란은 해프닝으로 일단락할 전망이다.
7일 주한라오스 대사관 관계자는 매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본국에 사실 관계를 물어본 결과 오바마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밟았다”며 다만 비행기에서 내려오는 계단에 레드 카펫이 없었던 이유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라오스에 도착할 당시 비가 너무 많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오스 정부는 외교예절 상 계단에까지 레드카펫을 깔려고 했으나 미국 측 경호 팀이 오바마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해 계단에는 레드카펫을 깔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미국 측이 오바마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레드카펫 설치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라오스 방문에 대해 민감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3일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샤오산 공항에 도착할 때 레드카펫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외신들의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릴 때 비행기 옆에는 중국 측이 제공하는 레드 카펫이 깔린 이동식 계단이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신에 동체 아래에 있는 비상용 접이식 계단을 사용했다. 카펫을 사뿐히 밟으며 내리는 다른 정상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이 오바마 대통령을 홀대했다며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사정에 밝은 미국 관리들과 외교관들을 인용해 논란의 실상이 알려진 것과 조금 다르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이동식 계단을 갖고 다닌다. 또 백악관은 이것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가를 중국 정부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도착 전 중국 고위 관리가 입장을 갑자기 바꿨다. 미국은 이를 수용해 중국이 제공하는 계단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설치 기사를 놓고 또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중국은 현지 기사가 계단을 설치해야 한다고 했지만 미국은 경호상에서 소통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영어 구사 가능한 기사를 요구했다. 중국은 이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다 에어포스원 도착 시간이 다가오자, 중국은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리면서 미국의 이동식 계단을 사용해도 좋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 도착 전까지 이동식 계단을 설치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은 동체 가운데 비상 계단을 통해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등 치안이 극도로 좋지 않은 곳에서만 예외적으로 이 비상 계단을 사용해왔다. 이날 소동은 공항에서 엄격한 보안 통제로 인해 양국 관료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던 일과 맞물려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보안과 미디어 취재를 놓고 미국이 다른 많은 국가들과 진행하는 협조 과정에서 터지는 일의 일부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도 다른 수많은 국가에 보다 큰 발자국을 남긴다. 이런 것의 일부다”며 우리는 수많은 비행기와 헬기, 자동차, 사람들을 대동한다. 호스트 국가라면 가끔씩 지나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원주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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