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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패` 피츠버그, `재활공장` 명성은 어디에?
입력 2016-09-07 12:55 
멜란슨 이적 후 마무리 자리를 이어받은 토니 왓슨은 7일(한국시간) 세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한국에서 온 29세 젊은이가 열심히 인공호흡을 했지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7일(한국시간) PNC파크를 찾은 파이어리츠 팬들은 올해 10월에는 스틸러스나 펭귄스의 경기를 보며 지루함을 달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피츠버그는 이날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7-9로 졌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강정호가 홈런 2개를 때리는 등 타선이 12개 안타를 때리며 7득점을 올렸지만, 마운드가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이날 패배로 8연패 늪에 빠지며 67승 69패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마지막 남은 희망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2위 세인트루이스에 5.5게임 차로 밀려났다. 포스트시즌은 고사하고, 3년 연속 지켜 온 5할 승률의 자존심이 무너지게 생겼다.
피츠버그는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사치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른 빅마켓 구단들과 비교하면 자금력은 떨어졌지만,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봤다. 드래프트와 국제 아마추어 영입을 통해 육성한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고, 다른 팀에서 가치가 떨어진 FA 선수들을 영입해 환골탈태시켰다. 특히 투수들의 연이은 부활은 정말로 극적이었다. 괜히 '재활공장'이라 부르는 게 아니었다. 에딘슨 볼퀘즈,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A.J. 버넷, 마크 멜란슨...재활공장 출신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그렇게 피츠버그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삐그덕거리고 있다.
기초라 할 수 있는 투수진이 흔들리는게 문제다. 선발 로테이션부터 흔들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5경기에서 74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했다. 이는 내셔널리그 중위권 수준이다. 최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게릿 콜은 부상과 부진에 허덕였고, 로컬보이 닐 워커를 내주고 영입한 조너던 니스는 그들이 원하던 선발이 아니었다.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제프 로크도 부진한 끝에 팀을 떠나거나 불펜으로 강등됐다. 제임슨 타일런, 채드 컬, 타일러 글래스노, 스티븐 브라울트 등 유망주들을 하나둘씩 끌어 올리며 로테이션의 공백을 채워야 했다.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너무 일찍 타월을 던진 것도 아쉽기만 하다. 특히 마크 멜란슨을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낸 것이 아쉬웠다. 이번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마무리 멜란슨을 내셔널스로 보내며 아직 성장 여지가 남아 있는 펠리페 리베로를 영입햇다. 장래를 내다보면 타당한 트레이드였지만, 당장 이번 시즌만 두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영입이었다. 이후 마무리 역할을 맡은 토니 왓슨은 이날까지 15경기에서 10개의 세이브를 올렸지만, 동시에 3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불펜의 기둥이 돼야 할 제러드 휴즈, 네프탈리 펠리즈도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피츠버그는 8일 PNC파크에서 갖는 시리즈 세 번째 경기에서 8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세인트루이스는 대상포진에서 회복한 마이크 리크, 피츠버그는 제임슨 타일런을 선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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