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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가족과 함께한 호세 데 레온의 빅리그 데뷔전
입력 2016-09-05 10:15 
호세 데 레온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 선수가 데뷔전을 가질 때 가족들을 초대하곤 한다. 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른 LA다저스의 호세 데 레온(24)도 부모와 형제를 비롯한 19명의 대가족이 보는 앞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이들은 푸에르토리코, 워싱턴DC, 루이지애나 등 각지에서 그의 빅리그 데뷔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결과는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9탈삼진 4실점, 팀이 7-4로 이기면서 첫 데뷔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6.00을 기록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기록으로는 말할 수 없는" 좋은 모습이 많았던 등판이었다.
이날도 늘 그랬듯, 등판 전 마운드에 할아버지의 애칭과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형의 별명(Maje)을 상징하는 세 글자 'MPM'을 바닥에 새기고 던진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이 다저스와 계약한 뒤 부모님이 처음으로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본 날이었다"고 말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그의 부모는 아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울고 웃으면서 특별한 순간을 함께했다.
그는 경기 전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몸을 풀러 그라운드로 나온 그의 눈에 형이 보였고, 달려가서 그를 안았다. 이전까지 침착함을 유지했던 그의 마음이 요동쳤다. "형은 아무 말도 없었지만, 거의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이었다."
그는 감정을 가다듬고 경기에 임했다. "포수에게 집중했다. 첫 스트라이크가 들어간 다음부터 모든 것이 잘됐다"며 첫 타자를 아웃시킨 뒤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삼진을 잡는 것도 멋졌지만, 주자를 붙잡고 견제사를 잡는 것도 좋았다. 실점은 있었지만, 빗맞은 타구였다. 경기 내내 계속해서 잘 끌고 갔다"며 그의 투구를 칭찬했다. "경기 직전에는 윌(마에다 겐타 통역)과 함께 춤을 추면서 너무 심각하지 않게 잘 대처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하자 다시 집중했다. 감독으로서 어린 선수가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는지를 지켜봤지만 모든 상황에 잘 대처했다"며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도 그와 호흡을 맞췄던 포수 오스틴 반스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조합이 좋았다. 첫 타자를 상대할 때는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았다. 빠른 템포로 타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며 동료의 투구를 칭찬했다.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데 레온이 가족들과 만나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데 레온은 5회 팀 공격이 길어지면서 자신의 타격 차례가 오면 대타로 교체될 예정이었지만, 자신의 앞에서 공격이 끊기며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로버츠는 "7회까지 내는 것도 생각해봤다"며 5회 끊기에는 흐름이 너무 좋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데 레온은 "6회에도 마운드에 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투구를 마음대로 던질 수 있어서 꽤 흥분됐었다. 한 이닝 더 던지고 싶다고 얘기했지만, 팀의 계획이 있었고 이를 따랐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의 호투로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게임 차로 밀어내고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서두를 달렸다. 그는 "팀의 우승 경쟁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중요한 상황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제 해냈다'는 생각이 드는지를 묻자 "아직 아니다. 그러나 좋은 시작인 것은 맞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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