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 독일을 방문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알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말을 아끼는 안 전 대표가 해외에서 각종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며 보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행보는 뚜렷한 메시지 없이 끝난 지난달 미국 출장과 대조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다른 대권 잠룡들에 비해 ‘느슨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안 전 대표는 우선 본인의 전문 분야인 ‘과학기술과 ‘혁신에 대해 정부와 각을 세웠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국제가전전시회) 2016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창조혁신센터는 국가 공인 동물원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안 전 대표는 신생기업이 대기업과 계약을 맺으면 해당 대기업이 이익과 기술을 독점하는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동물원 구조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그러나 17개의 창조혁신센터를 전국에 두면서 대기업에 하나씩 독점할 권한을 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의 행보는 IFA로 끝나지 않았다. 독일을 간 김에 베를린 장벽을 방문한 안 전 대표는 기념사진을 SNS에 올렸다.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방문한 그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빼놓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통일이 되면 휴전선으로 가로막힌 남과 북이 아무런 차이도 못 느낄 정도로 동화되는 미래를 꿈꾸어 본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과 ‘혁신이라는 본인의 전문 분야에만 머물지 않은 것이다.
‘새정치를 주창해 온 그는 정치인들도 IFA에 와서 세계경제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정치권을 향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또 진통 끝에 국회 문턱을 넘은 추경안 처리를 놓고 국민의당이 없었으면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제3당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베를린 = 이승훈 기자 / 서울 =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